피츠버그 유격수 크루즈, ‘시속 196km짜리 타구’ 날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5일 1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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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MLB)에서 루키(신인) 선수가 시속 122.4마일(196.9km)짜리 타구를 날렸다. MLB에서 타구 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나온 최고 기록이다.

주인공은 204cm의 거구인 피츠버그 유격수 오닐 크루즈(24)이다. 그는 팀이 2-14로 패한 24일(현지시간) 안방 애틀란타전에서 3회말 상대 선발 카일 라이트의 시속 91마일(146.5km) 속구를 받아쳐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전 기록은 뉴욕 양키스 강타자인 지안카를로 스탠튼(33)이 2017년과 지난해 기록한 122.2마일(196.6km)이었다. MLB에서시속 120마일(약 193km)이 넘는 타구를 때린 타자도 스탠튼(14차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개리 산체스(미네소타) 등 세 명밖에 없었다. 그마저 저지와 산체스는 이런 타구를 딱 한 번씩 때려낸 게 전부였다.

크루즈는 6월 20일 시카고 컵스전 때부터 강렬한 송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아 ‘로켓암(arm)’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마이애미전에서는 땅볼을 잡은 뒤 역대 최고 내야수 송구 속도(시속 98.7마일)를 기록하며 발 빠른 상대 주자 루크 윌리엄스를 잡아내기도 했다.




이어 이날은 타구 속도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강한 어깨뿐 아니라 강한 스윙도 자랑했다. 이날 발사각도 17도로 날아간 크루즈의 공은 안방 구장 PNC파크의 클레멘테 담장 오른쪽 상단을 강타했다. 워낙 타구 속도가 빨라 공이 담장을 맞고 바로 튕겨 나왔다. 상대 우익수가 곧바로 송구할 수 있게 되면서 크루즈는 MLB 역사상 가장 빠른 타구를 치고도 단타에 만족해야 했다.

이 타구의 발사각과 속도는 MLB 전체 30개 구장 중 26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담장이 6.4m로 높은 피츠버그의 PNC파크가 하필 예외인 4개 구장에 속했다. 나머지는 보스턴 펜웨이파크, 덴버 쿠어스 필드, 캔자스시티 커프만 스타디움이었다.

상대팀 브라이언 스니커 애틀란타 감독은 “담장을 때렸으니 망정이지 (타구가) 더 높았으면 (외야석의) 누군가 다칠 뻔 했다”며 “크루즈가 경험이 쌓이고 더 배우면서 얼마나 성장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피츠버그 선발투수로 나섰던 미치 켈러는 “무슨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 미쳤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크루즈는 “그 순간에는 내가 공을 쌔게 때렸다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더그아웃에 오니까 동료들이 내가 시속 122 마일을 찍었다고 하더라. ‘와 진짜 세게 때렸구나’ 생각이 들었다. 또 최고 기록이라고 하니 의미가 남다르다. 오늘 경기에서 얻어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크루즈는 올 시즌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8, 출루율 0.249, 장타율 0.401, 10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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