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피겨 銀 신지아 “실수만 안하려했는데 수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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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銀-金 받은 뒤 16년 만
“TV서 보던 수상자 되니 얼떨떨… 유럽 시차 때문에 졸음과 싸워
수상후엔 김연아 언니 축하받아… 4년후 伊 동계올림픽 나가야죠”

‘피겨 요정’ 신지아가 2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소속사 올댓스포츠 사무실에서 자신의 스케이트를 어깨에 멘 채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지아는 “10년 뒤엔 (김)연아 언니만큼 유명한 선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피겨 요정’ 신지아가 2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소속사 올댓스포츠 사무실에서 자신의 스케이트를 어깨에 멘 채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지아는 “10년 뒤엔 (김)연아 언니만큼 유명한 선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오른쪽 위아래 어금니가 흔들려서 병원을 가야 해요.”

신지아(14·영동중)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중 한 명이다. 신지아는 18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끝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32) 이후 16년 만에 ISU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나온 메달이다. 김연아는 2005년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2006년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땄다.

25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 사무실에서 만난 신지아는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적은 있지만 이번 대회처럼 큰 대회에서 딴 적이 없었다”며 “내가 TV에서만 보던 시상식의 주인공이 돼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ISU 주니어그랑프리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는 피겨 국제대회 중 가장 큰 대회다.

“영구치가 모두 나지 않아 인터뷰 뒤 치과를 가야 한다”고 말할 때는 마냥 소녀 같았다. 하지만 “내 메달로 다음 시즌 한국 선수의 주니어그랑프리 출전권이 유지돼서 다행”이라고 밝힐 땐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아는 어른 같은 모습이었다.

한국 선수로 16년 만에 메달 주인공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이다. 대회 당시 그의 목표는 ‘클린 연기’였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선수들이 불참했지만, 미국과 일본 등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그를 괴롭혔던 것은 잠이었다. 에스토니아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그는 “아침에는 괜찮았지만 한국이 한밤중인 오후 6시만 되면 잠이 쏟아져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다 끝나고 연아 언니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아 기뻤다”며 웃었다.

그는 7세였던 2015년 부산 해운대의 한 백화점 내 아이스링크장에서 어린이 피겨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 피겨를 배우면서 김연아의 존재를 알았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를 보고 ‘김연아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피겨에 집중했다. 그는 “연아 언니가 트리플(3회전)-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정말 아름답게 연기한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특히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음악은 연아 언니와 정말 잘 어울려 빠져들어 봤다”고 밝혔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으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음악을 사용했다.

밴쿠버와 소치에서 활약한 김연아처럼 그도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이번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보면서 큰 무대에서 뛰는 게 정말 멋져 보였다. 다음 올림픽에는 저도 꼭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는 만 15세에서 만 17세로 나이 제한이 높아질 예정이지만 그의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4년 뒤를 위해 그는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갈 계획이다. 그는 “트리플 점프 등 기존 점프를 더 탄탄하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트리플 악셀(3회전 반)에 대한 연습도 해서 올림픽에서 사람들에게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신지아#주니어피겨#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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