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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호랑이띠’ 세터 김다인이 말하는 현대건설의 역대급 질주 비결은?

입력 2022-01-25 14:28업데이트 2022-01-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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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진 언니가 치트키라면, 야스민은 대포”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 선수. 용인=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세터를 시작했다. 프로는 고사하고 실업팀에라도 가기 위해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프로 지명을 걱정했던 그 ‘늦깎이’ 세터는 어느새 V리그 역대급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팀의 주전 세터로 성장했다.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호랑이 띠’ 세터 여자부 현대건설의 김다인(24)이다.

이달 초 경기 용인시 팀 체육관에서 만난 김다인은 팀의 선두질주 비결에 대해 “각자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같다. 공격부터 수비 라인까지 모두가 든든하게 서로를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현재 현대건설은 23승 1패 승점 68로 2위 한국도로공사(19승 5패 승점 54)와 10 이상 차이가 난다. 2011~2012시즌 현재 승점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남자부 삼성화재가 두 차례 기록했던 역대 최고 승점(84)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김다인은 팀의 핵심 공격수인 센터 양효진(33)은 ‘치트 키(게임을 유리하게 하려고 만든 프로그램)’, 라이트 야스민(26)은 ‘대포’라고 각각 설명했다. “효진 언니는 약속한 (토스) 높이만 맞춰주면 어떤 공이든 다 해결해준다. 야스민은 파워 넘치는 공격력으로 어떤 방패가 막더라도 뚫는다”는 게 김다인의 설명이다. 여기에 세트 1위(세트 당 10.944개)인 김다인의 경기 운영까지 더해져 현대건설은 V리그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2차례 1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쓰기도 했다. 현재도 11연승 중이다.

남 모를 마음고생도 있었다. 데뷔 당시 팀의 주전세터였던 이다영(26·그리스 PAOK)에 가려져 첫 3시즌 동안 6경기 12세트 출전에 그쳤다. 지난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 기회를 얻었지만 팀은 최하위(6위)에 그쳤다. 김다인은 “팀의 부진이 모두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준비한 것도 잘 안됐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내려놓기’다. 김다인은 “토스를 너무 정확하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보니까 경기도 안 풀리고 자존감마저 낮아지더라. 올 시즌에는 완벽히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놨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장점인 빠른 발과 과감한 경기 운영 등이 살아났다. 소통을 강조하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 역시 “걱정은 내려놓고 표정은 밝게”하라는 말이다. 최근에는 작전타임 도중 김다인이 강 감독에게 반말로 질문을 한 장면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다인은 “나중에 감독님께 듣고서야 반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전혀 의도한 게 아니었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5, 6라운드를 앞둔 김다인의 목표는 끝까지 방심하지 않기다. 현대건설 또한 팀원 이다현, 정지윤(이상 21)의 댄스 세리머니가 이슈가 됐던 23일 올스타전을 시청하지 않고 예정된 훈련을 소화했다. 물론 김다인은 올스타전전에 주어진 1박 2일 외박 기간 동안 경기 용인시에 있는 집에 돌아가 어머니가 차려주는 소고기, 장어 등을 먹었다.

“아직 확정된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 끝까지 긴장 안 늦추고 최대한 많이 이겨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김다인의 말에서 역대급 고공질주를 이어가는 현대건설의 저력이 느껴졌다. 현대건설은 28일 흥국생명 경기를 시작으로 5라운드를 시작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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