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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51타’ 스크린 여제에서 KLPGA투어 데뷔하는 박단유[김종석의 TNT타임]

입력 2022-01-22 09:25업데이트 2022-01-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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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투어 부진으로 시드 날려
뛸 곳 없어 찾은 G투어서 재도약
58만 원이던 시즌 상금 64배 뛰어
20대 후반 정규투어 데뷔 꿈 이뤄

스크린골프의 강자로 이름을 날리던 박단유는 2022시즌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하게 돼 새로운 돌풍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목표를 향한 다양한 경험과 도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벤트 골프단 제공
2018년 여름 그는 설 자리를 잃었다. 최악의 부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투어(2부) 하반기 시드를 놓쳐 더 이상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상심이 컸던 그는 스크린 골프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경기 감각이라도 유지하고 싶어서였다. 주위에서는 스크린 골프가 스윙을 망칠 수도 있다며 뭐라 수군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스크린골프 G투어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재도약에 성공했다. 올해 KLPGA 1부 정규투어 신인으로 데뷔를 앞둔 박단유(27·지벤트)다.

● “스크린에 이어 정규투어 신인상도 노릴래요.”
스크린골프 G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고 있는 박단유. 골프존 제공
스크린 골프 강자로 이름을 날린 박단유는 KLPGA 드림투어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제공
2015년 5월 KLPGA에 입회한 그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실내외를 넘나들며 우승트로피를 수집했다. 스크린 골프 G투어에서는 통산 4승을 거뒀다. 2020시즌 G투어에서는 우승 3회, 준우승 1회의 기록을 남기며 최우수선수(MVP)에 해당되는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필드 골프인 KLPGA 드림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상금 랭킹 8위에 올라 2022 시즌 정규투어 루키 자격을 획득했다. 박단유는 올해 신인상 자격이 있는 29명의 새내기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기에 더욱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박단유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꿈꿔왔던 정규투어라 더욱 설레고 기대가 된다”며 “항상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골프를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고 믿어주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또래 친구들보다 오래 걸렸지만 계속 도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단유는 KLPGA 정규투어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린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내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2022년에는 정규투어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향한 의욕도 넘쳐 보인다. 박단유가 올해 최고 루키에 오른다면 2018년 스크린 골프 G투어 수상에 이어 스크린과 필드에서 모두 신인상을 차지하는 진기록도 세운다.

정규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열쇠로는 강한 체력을 꼽았다. 매주 대회가 연속되기 때문에 체력이 받쳐줘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동계훈련에서도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근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제주에 훈련 캠프를 차리기로 했는데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높이고,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는 것도 과제다. 올해는 필드 골프에만 전념할 계획.

● “스크린 골프가 필드 골프 향상의 보약.”
스크린골프 G투어에서 차분하게 퍼팅을 하고 있는 박단유. 정교한 퍼팅은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골프존 제공
흔히 스크린골프에 집중하다보면 필드 골프에서 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통설도 있다. 박단유 역시 “필드 골프만 치는 선수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스크린 골프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고, 필드 골프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막상 직접 접해 본 스크린골프는 달랐다. “G투어를 시작한 2018년에는 스크린 골프 기술이 많이 향상돼 필드 골프와 비슷한 구질과 거리를 구사할 수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스크린골프는 거리감과 방향성을 화면으로 볼 수 있어서 퍼터 거리감이나 본인의 샷 구질, 거리감을 확실히 연습할 수 있어 필드에서도 큰 도움이 됐어요.”
박단유의 G투어 베스트 스코어는 2019년 롯데렌터카 5차전에서 기록한 62타. 필드 골프 최저타도 지난해 호반 드림투어 3차전 1라운드에서 작성한 62타로 같다. 스크린 골프에서는 21언더파 51타를 친 적이 있다는데 코스는 골프존카운티 무주CC였다고. 18홀을 도는 동안 이글 4개, 버디 13개, 파 1개를 적었다. 박단유는 “이벤트였고, 레이디 티에서 친 기록이긴 해도 잊지못할 라운드였다”며 웃었다. 스크린골프에서 홀인원을 7번 했다고 한다.

2018년 드림투어에서 상금 58만8500 원을 벌어 랭킹 141위였던 그는 이듬해 스크린 골프 G투어에서 3722만 원을 받은데 이어 2020시즌 G투어 상금액은 7255만 원까지 늘었다. 출중한 기량을 펼쳐 ‘믿보박(믿고 보는 박단유)’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박단유 스크린, 필드 골프 투어 상금 비교
지난해 스크린 골프와 필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할 수 있었던 데 대해 박단유는 “꾸준한 스윙과 숏게임 연습을 G투어에 접목시켜 좋은 성적을 만들어냈고, 그 기운과 자신감이 드림투어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크린골프가 골프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스크린 골프는 필드 골프보다 시간과 장소, 경제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분들이 보다 쉽게 골프에 입문하게 된 것 같아요.”

골프존 관계자는 “필드 골프를 하다가 스크린 골프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어프러치, 퍼팅을 어려워하는 데 박단유 프로는 쇼트게임이 특별한 강점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 “100m 이내 어프로치는 짧고 강하게.”
스크린 골프에서 강자로 이름을 날리다 올시즌 KLPGA 1부 투어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된 박단유. KLPGA 제공
박단유의 장점은 100m 이내 거리의 어프로치 샷이다. 65m 이내에서는 58도. 75m는 54도, 85m는 50도, 95~100m는 피칭웨지를 사용한다. 그는 “100m 이내의 샷을 가깝게 붙이기 위해서는 짧고 강한 스윙을 연습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거리를 조절하기 위해서 큰 스윙으로 손을 쓰거나 힘을 조절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100% 스피드와 힘으로 스윙크기를 조절한다면 더 일관성 있는 샷을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재열 SBS해설위원은 “박단유 선수는 거리 보다는 정확도로 승부를 하는 선수다. 무엇보다 퍼트 능력이 뛰어나다”며 “차분하고 침착한 성격을 지녀 올 시즌 꾸준함과 일관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2시즌 KPGA 정규투어에 신인으로 뛰어드는 박단유는 호쾌한 드라이버 스윙을 지녔다. 박준석 작가 제공
박단유와 클럽 계약을 한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손형우 피터는 “박단유 프로 스윙의 장점은 넓은 아크를 그리는 시원한 풀스윙을 가졌다”며 “어택 앵글이 높아 좋은 탄도를 낸다”고 분석했다. 손 피터는 또 “하체 회전을 중시하고 일정한 리듬감을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둔 스윙이라 정확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박단유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어머니를 따라서 실내 연습장에 갔다가 혼자 스윙하는 모습을 본 레슨프로의 권유로 시작했다. 필드에서 길을 잃었던 그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실내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해야 할까. “저마다 목표는 달라도 그 목표를 향해 다양한 길을 걸어보면 좋겠어요. 도전과 경험을 통해 올라설 수 있어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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