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하나에 들썩·상대 파울엔 야유…2년 만에 만난 ‘홈경기다운 홈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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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1일 22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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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그야말로 ‘홈경기다운 홈경기’였다.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이 한국 선수들을 신명나게 만들었고, UAE(아랍에미리트) 선수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11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 UAE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35분 황희찬의 페널티킥 득점에 힘 입어 1-0으로 이겼다.

꽉 들어찬 3만152명의 홈관중이 만들어내는 일방적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경기였다.

그동안 국내 A매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혹은 제한 유관중 입장만 허용됐다. 특히 지난 3번의 최종예선 홈경기는 모두 무관중으로 진행돼 홈경기다운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바 있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에 발맞춰 100% 입장이 가능했다. 국내 A매치에서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 것은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 이후 약 2년 만이다.

모처럼 홈경기다웠다. ‘붉은 악마 뿔’과 ‘태극기’로 무장한 축구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띤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비록 육성 응원은 여전히 금지였고 팬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함성과 탄식은 마스크를 뚫어내고도 남았다.

특히 선수들이 슈팅을 날리거나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초반 한국의 슈팅이 세 번 연달아 나오자, 관중석 분위기는 마치 한국이 골을 넣은 것처럼 크게 달궈졌다.

이와 같은 생동감 넘치는 응원이 그리웠을 한국 선수들은 더욱 신이 났다. 지금까지 치렀던 4번의 최종예선과 비교해 선수들의 리듬과 분위기가 분명 달랐다.

터치와 돌파 하나하나가 자신감 넘쳤고 흥겨웠다. 신이 난 이재성과 정우영은 경기 도중 관중석을 향해 “좀 더 응원해달라”는 제스처로 흥을 돋우기도 했다.

반면 UAE는 초반 흐름에서 밀린데다 한국 팬들의 일방적 응원까지 더해지자 얼어붙었다. 덕분에 한국은 경기 초반 좀 더 수월하게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홈경기장만이 갖는 특권인 ‘야유’도 나왔다. 전반 10분과 후반 3분 모하메드 바르케시가 손흥민을 향해 다소 거친 태클을 하자 관중석에선 한 목소리로 큰 야유가 나왔다.

한국 선수들의 기세가 살고, 반칙을 한 UAE 선수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이후 UAE 선수들은 경합 상황에서 거친 파울이 많이 줄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안방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 더욱 과감하게 몰아쳤다.

한국 선수들의 터치 하나 하나에 팬들이 집중하고 몰입하는 게 느껴졌고, 좋은 플레이가 나온 뒤엔 어김없이 뜨거운 박수와 격려가 이어졌다. 잘 될 땐 환호하고 안 될 땐 잘 하자는 응원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허투루 뛸 선수는 없었다.

지난 3번의 홈경기와는 분명 달랐다. 한국 선수단과 관중이 모두 모처럼 느낀 ‘살아있는 축구’였다. 관중이 더해지니 정말 홈경기다웠다.


(고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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