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파열’ 날개 꺾인 최준용, 득점 1위로 날아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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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14경기 출전 그쳐… 재활 훈련중 매일 500개 슛
속공 강한 장점에 득점력 더해… 외국인선수 포함해도 5위 올라
신임 전희철 감독 믿음 속에 시즌 초반 SK 돌풍 주역으로

이번 시즌 내외곽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떨치며 SK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최준용. 그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8.1득점으로 이 부문에서 국내 선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KBL 제공
이번 시즌 내외곽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떨치며 SK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최준용. 그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8.1득점으로 이 부문에서 국내 선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KBL 제공
프로농구 SK가 시즌 초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4승 30패로 8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 압도적인 득점력(경기당 평균 91.1득점·리그 1위)을 자랑하며 2일 현재 7승 2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선수 구성 측면에서 지난 시즌과 가장 달라진 점은 2m 장신 포워드 최준용(27)의 존재다. 최준용은 지난해 12월 훈련 중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매 시즌 30∼40경기를 뛰던 그는 당시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최준용은 “심하게 오랫동안 아프다 보니 농구가 정말 하고 싶었다.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쉬움이 큰 만큼 재활에 최선을 다했다. 리그 개막 5개월 전부터는 별도의 특별훈련에 착수했다. 팀 동료 안영준, 배병준, 오재현과 함께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최소 5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속공에 강했던 최준용이 슈팅 능력까지 탑재하자 득점력이 치솟았다. 2일 현재 경기당 평균 18.1득점. 국내 선수 중 득점 부문 1위다. 외국인 선수를 합쳐도 5위다. 이 같은 기록은 2016년 SK에 데뷔한 최준용의 평균 득점 9.5점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추일승 SPOTV 해설위원은 “최준용이 지난 시즌 부상으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만큼 코트 밖에서 많은 경기를 지켜보며 경기 운영에 대한 눈을 키운 것 같다”며 “부상 전과 비교하면 이번 시즌에는 경기 중 팀 상황에 따라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적재적소에 찾아가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준용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준 동료도 있다. 안영준은 최근 9경기 평균 14.1득점으로 데뷔 5년 만에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안영준의 공격력이 올라오면서 상대 수비 2, 3명의 견제가 쏠리다 보니 최준용에게 기회가 자주 찾아온다. 김시래(삼성)에 이어 현재 리그 어시스트 2위(경기당 평균 6.3개)에 올라있는 김선형의 송곳 같은 패스도 득점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SK의 신임 사령탑을 맡은 전희철 감독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최준용에 따르면 전 감독은 감독보단 형 같은 이미지로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감독님이 늘 믿음을 준다. ‘(최)준용이랑 나, 자밀 워니만 정신 차리고 잘하면 SK는 무조건 이긴다’고 항상 말해준다. 그런 믿음을 받다 보니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부상 공백 끝에 부활한 최준용이 SK 상승세의 날개가 되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농구#sk#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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