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도로 ‘레그 킥’? 다리 내렸다가 두 손 들었다

황규인 기자 입력 2021-09-28 03:00수정 2021-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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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뒤 오른발 살짝 드는 ‘토 탭’, 정확도 높이려 했지만 타구 힘 빠져
후반기 39경기서 타율 0.287 그쳐… 압도적 선두였지만 이정후가 추월
다리 다시 들지만 언젠간 바꿔야
프로야구 KT 왼손 타자 강백호(22)는 요즘 타격 시 다시 조금씩 오른발을 들기 시작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다녀온 뒤로는 오른발을 살짝 들었다 놓기만 하면서 방망이를 휘두르던 강백호였다. 레그 킥(leg kick) 스타일을 버리고 토 탭(toe tap) 스타일로 스윙을 하다가 다시 레그 킥 스타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물론 타격 부진이다. 강백호는 전반기 75경기에서 타율 0.395를 기록하면서 4할 타자 출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올림픽에 다녀온 뒤 26일까지 치른 39경기에서는 타율 0.287에 그치고 있다. 시즌 전체 타율도 0.357까지 내려왔다. 그 사이 전반기를 타율 0.345로 마쳤던 키움 이정후(23·사진)가 타율을 0.371까지 끌어올리면서 타율 1위 자리를 빼앗아갔다. 강백호의 침묵과 함께 선두 KT는 최근 21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으로 방망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후반기 들어 타격 스타일을 바꾼 이유에 대해 묻자 강백호는 “올림픽에서 외국의 다른 타자들을 보면서 배운 게 많다. 원래 폼이 와일드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부드러운 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팀 코치는 “강백호가 올림픽을 치르면서 자신은 장거리 타자가 아니라 교타자 스타일이라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강백호가 ‘한 방’을 포기하는 대신 정확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취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토 탭 스타일로 바꾼 뒤 타구에 힘이 빠져도 너무 빠졌다는 데 있다. 왼손 타자인 강백호는 전반기에 오른쪽 방향 타구 타율 0.380을 기록했다. 장타를 노리고 당겨 쳐도 고타율을 유지했던 것이다. 후반기 들어서는 오른쪽 타구 타율이 0.188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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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에 힘을 싣는 데는 레그 킥 스타일이 유리하다. 대신 레그 킥 스타일은 토 탭보다 동작이 크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떨어진다. 또 한쪽 다리로 서 있는 도중에 무게 중심이 흔들릴 수도 있다. 타격 이론 전문가인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강백호는 워낙 몸통 회전이 빨라 레그 킥을 해도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했다.

결국 강백호는 다시 레그 킥 스타일로 돌아가고 있지만 예전만큼 다리를 높이 들지는 않는다. ‘큰 무대’에 서려면 언젠가는 레그 킥을 버리는 게 유리하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 역시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데뷔 초창기에는 레그 킥 스타일로 타격했지만 이후 토 탭 스타일로 바꾸면서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다만 오타니는 레그 킥을 포기하는 대신 몸을 키워 40개가 넘는 홈런을 때려낼 파워를 갖췄다는 사실을 강백호가 기억할 필요가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레그 킥#강백호#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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