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꼭 한다”…막차로 도쿄 간 우상혁, 기적을 넘다

뉴스1 입력 2021-08-01 22:03수정 2021-08-0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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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에 성공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2021.8.1/뉴스1 © News1 올림픽사진취재단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해냈다. 우상혁은 도약에 앞서 “할 수 있다”, “나는 꼭 한다”, “올림픽에 왔다”, “자, 가자”라고 여러 번 소리내며 스스로에게 힘을 줬다. 그리곤 환하게 웃은 뒤 자신 있게 출발, 한국 신기록을 넘었다.

우상혁은 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 35를 뛰어넘고 한국신기록을 작성, 4위를 기록했다. 종전 한국신기록은 1997년 6월 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다. 24년 묵은 기록을 깼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우상혁은 이번 올림픽에 나선 것부터가 기적이인 선수였다.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에 성공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2021.8.1/뉴스1 © News1 올림픽사진취재단
우상혁은 대회를 하루 앞둔 날까지도 기준기록(2m33)을 통과하지 못해 올림픽 참가 자격을 잃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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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육상연맹 랭킹 포인트를 반영하는 마지막 날인 지난 6월 29일 열린 높이뛰기 우수선수초청 공인 기록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2m31을 달성, 극적으로 랭킹 포인트 31위에 들어 32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참가 자격을 얻었다.

마지막 날 극적으로, 그것도 32위 중 31위로 간신히 합류한 우상혁이다. 하지만 도쿄에 와서는 펄펄 날았다.

우상혁은 지난 3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를 뛰어넘어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육상 트랙과 트랙을 포함해 올림픽 결선에 오른 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5년 만이다.

결선에서도 거침없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도 기죽지 않았다.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m에 성공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2021.8.1/뉴스1 © News1 올림픽사진취재단
우상혁은 출발 전 반짝이는 눈빛으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몇 번이고 소리내 외쳤다.

이어 ”꼭 한다. 나는 꼭 한다“라며 주문처럼 혼잣말을 오래 되뇌며 최면을 걸었고 자신감 넘치는 도약으로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바의 높이가 높아져 메달이 결정되는 순간에도 우상혁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눈을 감고 ‘씨익’ 웃으며 압박감조차 즐겼다. 자신을 향한 주문과 다짐을 소리 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실전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2m39에서 실패한 뒤에도 낙담 대신 ”괜찮아“라고 크게 소리쳤다. 국군체육부대 선수답게 멋진 거수경례로 멋진 도전을 마무리했다.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 에서 2.33m에 도전하고 있다. 2021.8.1/뉴스1 © News1 올림픽사진취재단
우상혁은 대회 전 대한체육회가 배포한 취재자료집에도 인터뷰가 빠져 있다. 워낙 늦게 올림픽 참가가 확정된 탓이다.

우상혁은 이후 추가로 가진 인터뷰에서 ”성실히 열정적으로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높이뛰기하면 우상혁이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무관심 속에서도 끝까지 도전, 한국 최고 기록을 쓴 우상혁은 이미 그 바람을 이뤘다.

대단한 선수가 나타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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