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골도 못 넣던 21세 하베르츠 ‘258억원짜리 결승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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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에 챔스 2번째 우승 안겨
1357억원 팀 최다 이적료였지만 대회 준결승까지 침묵하다 ‘한 방’
투헬 감독, 부임 5개월만에 ‘빅이어’
맨시티 과르디올라는 10년째 불운

첼시(잉글랜드)의 카이 하베르츠(가운데)가 30일 포르투갈 포르투의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1-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 ‘빅이어’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하베르츠는 “(축구를 시작한 뒤) 15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포르투=AP 뉴시스
첼시(잉글랜드)의 카이 하베르츠(가운데)가 30일 포르투갈 포르투의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1-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 ‘빅이어’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하베르츠는 “(축구를 시작한 뒤) 15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포르투=AP 뉴시스
첼시(잉글랜드)가 9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첼시는 30일 포르투갈 포르투의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2011∼2012시즌 이후 9년 만이자 통산 2번째로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를 들어 올렸다.

▽먹튀에서 영웅=첼시 우승의 일등공신은 카이 하베르츠(21·독일)였다. 전반 42분 메이슨 마운트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제치고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첼시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인 1억 유로(약 1357억 원)로 둥지를 옮겼다. 레버쿠젠에서 하베르츠는 어린 나이임에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고 득점력도 뛰어났다. 이런 이유로 한껏 기대를 모았지만 리그 4골에 그치는 등 실망감만 안겼다. UCL에서도 준결승까지 11경기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결승전에서 자신의 첫 골을 기록했다.

밝은 표정의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왼쪽 사진)과 씁쓸한 표정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우승 트로피 앞을 지나고 있다. 포르투=AP 뉴시스
밝은 표정의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왼쪽 사진)과 씁쓸한 표정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우승 트로피 앞을 지나고 있다. 포르투=AP 뉴시스
▽경질이 만든 전화위복=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48)은 생애 첫 UCL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투헬 감독은 2019∼2020시즌 파리생제르맹(프랑스)을 처음으로 UCL 결승전에 올려놨지만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0-1로 패했다. UCL을 제외한 2019∼2020시즌 리그1, 쿠프 드 프랑스(FA컵), 쿠프 드 라 리그(리그컵)에서 모두 우승을 이끌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2020∼2021시즌 초반 투헬 감독은 선수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부진이 거듭됐고, 선수 이적 문제를 두고 구단 수뇌부와 마찰을 빚다 부임 2년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경질됐다. 이때 첼시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투헬 감독은 1월부터 첼시 지휘봉을 잡았다. 투헬 감독은 부임 이후 수비 강화 등 팀 전술에 대폭 변화를 줘 중위권에 머물러 있던 첼시를 EPL 4위로 끌어올려 일찌감치 다음 시즌 UCL 티켓까지 확보했다. 이번 우승으로 재계약 가능성은 커졌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내년 5월 계약이 끝나는 투헬 감독이 첼시와 2년 연장에 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년째 불운=투헬 감독과 친분이 두터워 자주 전술을 토론하며 그의 ‘멘토’로 불린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50)은 이번에도 빅이어를 놓치며 2010∼2011시즌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UCL 우승을 차지한 뒤 10년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올 시즌 EPL에서 통산 5번째 정상에 오르고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도 우승한 맨시티의 첫 ‘트레블’(시즌 3개 대회 우승) 꿈도 깨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뮌헨(2013∼2016년)과 맨시티(2016년∼현재) 같은 최강팀을 이끌면서도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UCL 정상과는 번번이 인연을 맺지 못하자 그의 지도력도 도마에 올랐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첼시#하베르츠#결승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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