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감독 “목표는 우승…전북전은 승점 6점 경기”

  • 뉴스1
  • 입력 2021년 1월 7일 15시 31분


홍명보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 7일 오후 울산시 동구 울산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홍명보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 7일 오후 울산시 동구 울산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홍명보 울산 현대 신임 감독이 K리그1 우승을 목표로 내세우며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의 라이벌전은 승점 6점이 걸린 경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달 24일 울산의 제 11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취임 기자회견에서 “올해 목표는 K리그1 우승이다. 2005년 K리그1 우승 후 15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갈증을 잘 알고 있다. 감독으로 그 갈증을 해결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 “우승과 함께 꾸준히 우승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어린 선수들을 구심점으로 삼고, 성장시켜 팀의 중심을 만들겠다. 울산은 유소년팀이 좋은 만큼 프랜차이즈 선수로도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울산은 지난 2년 동안 공격적으로 선수 영입을 하며 K리그1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모두 전북 현대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북현대와 K리그1에서 세 차례 경기를 펼쳐 모두 패배, 우승의 꿈이 무산됐다.

홍 감독은 “울산이 K리그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 전북을 넘어야 한다. 지난해 전체를 봐도 울산이 전북보다 패배한 경기 수도 적고, 득점도 많았지만 전북을 상대로 1승도 못 거둬 우승에 실패했다”며 “전북전은 승점 6점짜리라고 생각하고, 절대 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K리그1의 11개 팀 모두 울산의 라이벌이다. 올 시즌 K리그는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될 것이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취임 소감은.
▶직접 뵙고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인사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 오랜만에 운동장에 와서 팬들 만나는 것에 너무 기대된다. K리그에서 지도자 시작을 리그를 선도하는 클럽, 울산에서 하게 돼 기대된다. 내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울산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4년 만에 지도자 복귀다. 결정적인 이유는.
▶감독, 행정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마음 한 편에는 K리그가 자리 잡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활동 할 때 감독 제안이 와도 현장 복귀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늘 축구협회에서 정몽규 회장이 3선에 성공했고, 집행부도 새롭게 구성됐다. 다행히 지난 3년 동안 열심히 업무를 해 내가 맡은 일을 잘 마무리했다. K리그 감독들이 세대교체 중이다. 선수, 지도자로 연을 맺었던 후배들과 경쟁하고 싶어서 복귀를 결정했다.

-2월 클럽 월드컵 목표 및 각오는.
▶클럽 월드컵은 하나의 변수다. 얼마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마친 선수들은 자가격리 후 육체,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여서 휴식이 필요해 1주일 휴가를 더 줬다. 시즌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한국,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회인 만큼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다녀와서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지난해 일본 J리그 팀들은 행정적인 도움으로 격리 상황에서도 팀 훈련을 진행했다. 우리도 K리그 개막을 앞두고 행정적인 도움을 받아 자가격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취임 후 조언을 구한 선, 후배 지도자가 있는지.
▶울산행이 확정되기 전까지 주위에서 많은 연락을 받았다. 조언보다 격려를 많이 해줬다. 울산에 부임하면 꼭 성공하라고 응원도 해줬다. 기대한 팬들에게 보답하도록 하겠다.

-브라질 월드컵 앞두고 K리그에 대해 B급 리그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월드컵 감독직을 사임하는 자리에서 K리그를 비하할 여유와 이유가 없었다. 많은 K리그 팬들이 상처 받은 것을 알고 있다. 내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받은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K리그는 내가 프로에 입문한 무대고, 가장 많이 활동한 리그다. 지금까지 아시아를 선도하는 리그를 비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K리그에 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앞으로 내가 K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장에서 보여드리겠다.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제자였던 기성용과 적으로 만나게 됐다.
▶함께 했던 동료들이 K리그에 많이 있다. 스타플레이어들이 해외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오는 것은 분명 환영 받을 만한 일이다. 기성용, 이청용 등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기성용이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올해는 회복해서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 울산에는 이청용이 있으니까 서울과의 ‘쌍용 매치’가 팬들에게 큰 기대를 받길 바란다.

-기성용 외에도 홍명보의 아이들을 현장에서 만난다.
▶과거 영광은 이미 지나간 추억이다. 그 당시 선수들과 소중한 추억은 종종 만남을 통해 이어가고 있다. 감독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 당시 성공은 경험일 뿐이다. 추억은 가슴에 묻고, 새로운 성공 방식으로 팀을 꾸려야 한다. 선수들 모두 소속팀에서 자기가 맡은 일에 집중하고 사랑 받는 것이 우선이다. 나 역시 울산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취임 당시 인터뷰에서 ‘못다한 숙제’를 언급했다. 어떤 의미였나.
▶K리그 지도자 생활은 모든 지도자들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함께 했던 후배들이 감독을 맡고 있는데 그들과 건강한 경쟁을 통해서 멋진 승부와 스토리를 만들면 더 많은 팬들이 관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북은 ‘화공 축구’를 천명했는데, 울산 축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팬들이 보기에 화끈하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역동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하지만 올해 울산은 클럽 월드컵, K리그, ACL, FA컵 대회를 치러야 한다. 더불어 해외 원정을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해서 어떤 축구를 할지 생각하겠다.

-울산이 2년 연속 K리그 정상 앞에서 주저앉은 이유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면 기량이 좋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하고 있다. 울산은 이에 맞게 훌륭한 선수로 스쿼드를 구성했다. 준우승을 했다고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구단, 선수단의 노력이 있었다. 다만 울산이 넘지 못한 것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10년 전부터 선수들을 모았고, K리그를 선도하고 있다. 이 부분을 2년 동안 따라잡아 경쟁하게 된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외부에서 본 울산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중요한 고비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승부처에서 자신감을 갖고 해야하는데, 전북보다 미흡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지금부터 선수들과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위닝 멘탈리티와 관련해선 대화를 통해 프로 선수의 가치, 책임감을 얘기하겠다.

-울산현대의 방향성과 철학은.
▶‘올 포 원, 원 포 올’(All for one, One for all)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가 울산의 슬로건이다. 개인의 희생과 헌신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지 않겠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인 만큼 선수들은 팀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선수들 개성을 살리며 선수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는 보상하도록 하겠다. 선수와 팀이 서로 배려한다면 더 성장하는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도전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은.
▶울산 부임과 동시에 우승이라는 숙제를 부여 받은 만큼 우승이 목표다. 울산이 2005년 이후 15년 동안 K리그 우승하지 못한 갈증을 잘 알고 있다. 이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승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것도 목표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어린 선수들을 팀의 구심점으로 삼겠다. 훌륭한 유소년 팀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잘 성장시켜 프랜차이즈 선수로 성장시키겠다.

-올 시즌 라이벌을 꼽는다면.
▶울산은 제외한 11팀이 모두 라이벌이다.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경기가 될 것이다. 전북과의 경기,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승점을 얻지 못한다면 우승을 할 수 없다.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임해야 할 것이다.

-K리그의 최신 흐름은 무엇인가.
▶현장에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공백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와 전력 강화부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선수들, 상대 선수들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K리그만의 강한 압박과 타이트한 수비 등을 잘 벗어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스페인 코치를 데려온 것도 전술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어떤 전술을 생각하고 있나.
▶대표팀에 있으면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수비적인 경기를 했다. 전술의 목표는 승리고, 이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클럽은 대표팀과 다르게 충분히 훈련할 수 있는 시간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때문에 더 화끈한 공격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역 시절 장점으로 꼽혔던 빌드업 축구가 재현될까.
▶현역 시절 많은 분들이 내 빌드업에 대해 칭찬하고, 높게 평가해주셨다. 빌드업 전술이 어렵다. 빌드업을 추구하다가 상대에게 끊겨 역습 당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선수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예전에는 시범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범을 보여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계훈련 동안 몸을 만들어서 선수들과 함께 뛰어보겠다.

-올림픽대표팀 시절 선수들을 강하게 선수들 질타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화제가 됐다.
▶당시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팀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었다. 부상자들도 많아 기강 잡기 위해 강하게 말했는데 울산에서는 없을 일이다. 당시 상황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화를 많이 냈던 모습이다. 울산의 선수들은 성인이고, 가장들도 많기 때문에 소통해서 잘 이끌어 나가겠다.

-울산의 리빌딩 계획은.
▶1년 동안 장, 단점을 파악해서 단점을 없애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리빌딩이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활기찬 선수들을 영입, 팀에 역동성을 불어 넣어야 한다. 울산 선수들은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기 때문에 최대한 이들과 함께 하기를 선호한다.

-올해 울산의 핵심 선수 한 명을 꼽자면.
▶머릿속에 한 명이 있는데, 직접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 선수들이 울산보다 더 좋은 팀, 더 행복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길 원한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선수들과 2021년을 맞이하기를 기대한다.

-2021년 주장은 누구인가.
▶주장은 감독 이상의 중요성을 갖고 있는 중요한 자리다. 경기장 내에서는 감독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 2가지 방안을 생각 중이다. 내가 직접적으로 생각하는 선수와 면담을 통해 주장을 할지, 선수단 전체 투표를 통해 결정할지 코칭스태프와 상의하겠다. 주장의 가장 큰 덕목은 신뢰감과 리더십이다.

-전북과의 개막전에 대한 출사표.
▶울산이 K리그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 전북은 넘어야 하는 상대다. 울산이 지난해 전북보다 패배도 적고, 득점도 많았지만 전북 상대로 1승도 못 거둬 우승에 실패했다. 전북전은 승점 6점짜리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경쟁하는 팀에게 절대지지 않는 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선수시절 뛰었던 ‘동해안 더비’ 포항스틸러스와의 맞대결에 대한 생각은.
▶선수 시절 울산을 만나면 반드시 이긴다. 울산 원정을 떠나면 반드시 이기고 돌아온다는 각오였는데, 이제는 반대 상황이 됐다. 포항에는 마음 깊이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울산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려야 한다. ‘동해안 더비’는 스토리에 비해 일반 대중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나로 인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흥행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축구 외적인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 선수들이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울산에서도 조수혁이 하고 있다. 과거 선수 시절 ‘축구만 잘하면 된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훈련과 경기에 큰 지장만 없으면 대외 활동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SNS를 통해 경솔한 언행, 팀의 중요한 정보를 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일만 없다면 환영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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