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캡틴’ 박정아(27)가 바닥을 찍고 비상하고 있다. 덩달아 팀도 3연승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박정아는 지난 8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4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견인했다.
박정아의 활약과 함께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낸 도로공사도 4승7패(승점 11)로 5위에 자리했다. 한 때 1승7패로 최하위까지 밀렸지만 2라운드 들어 박정아가 살아나면서 팀도 도약했다.
박정아는 3연승한 경기에서 각각 25점, 31점, 24점을 내며 제 몫을 했다.
1라운드 5경기에서 57득점, 공격성공률 26.56%로 부진했던 박정아는 2라운드 5경기에서 공격성공률을 36.24%로 끌어 올렸고, 현대건설과의 3라운드 첫 경기에서 24점, 공격성공률 38.1%를 찍었다.
박정아는 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시즌 초반에는 몸이 안 좋았던 것도 아닌데 너무 조급하고 걱정이 많았다”며 “그래도 리듬을 찾으면서 팀도 안정된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정아는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1명이다. 2017-18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에서 도로공사로 FA 이적한 그는 첫 시즌 챔프전 우승, 2018-19시즌 준우승을 견인했다.
IBK기업은행 시절부터 차지한 것을 포함해 4개의 우승 반지를 보유하고 있다.
꾸준했던 박정아도 2020-21시즌에는 유독 초반에 고전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정아가 아픈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리듬을 못 찾고 있다”고 걱정했을 정도다.
김종민 감독과 도로공사 동료들의 독려와 격려 속에 박정아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는 “이상할 정도로 어떻게 공격을 해야 할지 잘 보이지 않았고 많이 답답했다”며 “평소보다 더 뛰어도 보고, 플레이 영상도 자주 봤는데 스트레스가 줄지 않았다. 그래도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많이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하며 도움을 줬고, 조금씩 내 것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러치박’이란 별명처럼 박정아가 해결하자 팀도 살아나고 있다. 시즌 초반 어두웠던 박정아의 표정에서도 웃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박정아의 미소=승리’ 공식이 나오고 있다.
박정아는 “우리 팀이 수비를 정말 잘 한다”면서 “어렵게 건져낸 볼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다. 초반보다 부담을 덜어내니 코트에 들어가서 수비나 블로킹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라. 이제야 앞을 보며 배구하는 기분”이라고 웃었다.
이제 3연승을 거뒀지만 갈 길은 멀다. 박정아는 “팀이 전체적으로 올라왔지만 아직 세트별로 기복이 심하다”며 “누구 1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기복을 줄인다면 더 경기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박정아는 “조금만 버티고 고비가 넘기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언니들도 그렇고 우리 팀은 경험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일단 플레이오프만 올라간다면 그 다음에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올라 가겠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오는 13일 인천에서 선두 흥국생명과 경기를 갖는다. 흥국생명은 개막 10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고 도로공사는 3연승으로 기세가 좋다.
도로공사는 2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0까지 앞서다 3-2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기억도 있다.
박정아는 “흥국생명에 좋은 공격수들이 많아서 힘들기도 하지만 우리 것만 잘 한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본다”며 “GS칼텍스도 이기지 않았나. 우리도 잘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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