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차전]가족의 힘…김재호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 뿌듯”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21일 0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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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두 아이, 직접 경기장 찾아 응원
3차전에서 2안타 3타점 맹타…2차전 이어 데일리 MVP

두산 베어스 베테랑 김재호(35)의 연이은 활약 뒤에는 직접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의 응원이 있었다.

김재호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두산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1승 1패로 맞선 상황에서 3차전을 잡은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고비마다 김재호가 결승타를 때려냈다.

3-3으로 맞선 3회초 무사 2, 3루의 찬스에서 호세 페르난데스가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김재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김재호는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내 2, 3루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고, 두산은 5-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6-6의 균형이 이어지던 7회초에도 무사 1, 3루 상황에서 페르난데스가 3루수 파울 플라이를 치는데 그쳤지만, 김재호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적시타를 때려내 두산에 7-6 리드를 안겼다.

7회초 대기타석에 서 있던 김재호는 1루측 관중석 맨 앞에 앉아 응원을 펼치던 아들, 딸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그러더니 타석에 들어서 적시타를 뽑아냈고, 아내를 향해 하트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재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올 한 해 가족들이 경기장에 오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때 처음 경기장에 왔다”며 “아이들에게 아빠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이 그물을 사이에 두고 아빠가 있으니 신기한거 같더라. 계속 부르길래 대답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아내에게 하트 세리머니를 하더라’는 말에 “아이들에게 한건데요?”라고 웃으며 반문한 김재호는 “아내를 잘 만나서 멋진 활약을 하는 것 같다. 집에서도 내조를 잘해줘서 큰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며 “아내 뱃속에 셋째가 있는데, 아이 둘을 데리고 와줘서 고마웠다. 아이 엄마지만, 한 여자라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세리머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호가 적시타를 때려냈을 때는 누구든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페르난데스가 연달아 찬스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 그런 상황에서 적시타를 때려냈기에 베테랑의 품격이 더욱 느껴졌다.

김재호는 “경기 전에 (오)재일이나 나에게 찬스가 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다행히 내가 재일이보다 감이 좋은 상태에서 찬스들이 왔다”며 웃어보였다.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재호는 “나는 내 몫을 다한 것 같다. 내일 경기에서는 또 잘 치라는 법이 없다. 후배들에게 넘겨줄 수 있는 내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뒤 “개인 욕심을 내기보다 팀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야 한다”고 우승 욕심을 내비쳤다.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 두산은 벌써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9번째 경기를 치렀다. 가을야구에서 한 경기를 치를 때 체력 소모는 정규시즌 경기와 비교해 훨씬 크다. 두산 선수들도 상당한 피로도를 느낄 때고, 베테랑인 김재호도 마찬가지일 터다.

하지만 김재호는 “있어도 없다고 할 것”이라며 “이런 경기일 수록 팀을 위해 자기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그런 부분을 강조한다. 잠을 조금 더 자는 등 체력 관리에 신경쓰라고 이야기한다”며 “나도 숙소에만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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