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은 젊은 패기로 ‘무조건 승리’를 외쳤다. 그러나 형님들은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먼저 언급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U-23대표팀)의 스페셜 매치 첫 번째 대결이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2차전은 1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평가전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마련된 특별 이벤트다. 한동안 ‘국대축구’에 목말랐던 축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지만, 사실 A대표팀 쪽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아무래도 패했을 때 타격은 형님들이 더 크다. 때문인지 출사표도 조심스러웠다.
경기를 하루 앞둔 8일 파주NFC에서 만난 벤투호 공격수 이정협(부산)은 “당연히 선수라면 어떤 경기든 승리를 추구해야한다고 본다. 올림픽팀 동생들도 이기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동생들이라고 해서 실력이 부족하다고 보진 않는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부담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승패도 중요하지만 감독님의 스타일을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대표팀에 새로운 선수들도 많이 가세했다. 큰 부담 없이 잘 준비하겠다”는 말로 벤투호의 철학과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경기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덧붙였다.
끝으로 이정협은 “A대표팀이란 내가 오고 싶다고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들어올 때마다 나의 마음가짐은 동일하다.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승리를 위해 일조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골키퍼 조현우의 각오도 대동소이했다. 조현우는 “(김학범 감독님이 많은 골이 나온다고 예상했는데)득점이 많으면 보시는 팬들은 즐거우시겠지만 난 그렇지 않다. 골을 먹지 않도록 준비해야한다”면서 “비록 골을 허용하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일, 벤투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내가 울산현대로 이적한 뒤 처음 대표팀 소집이다. 울산에서 빌드업 훈련을 많이 했는데 대표팀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내일 출전한다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그래도 경기는 A팀이 이겨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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