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맨시티, 맨유…빅클럽과 빅매치서 더 빛나는 ‘공간 손흥민’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5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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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에서 강하다’,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특히 존재감을 발휘한다’고 칭찬 받는 선수들이 있다. 일반적인 경기들에서도 잘하지만 유난히 빅매치에서 도드라지는 활약상을 보이는 강심장 스타일이 있다. 늘 잘하다가 정작 필요할 때 꼬리를 내리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가치는 더 빛났다.

그런 측면에서 손흥민(28)은 감독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공격수다. 이미 해리 케인과 더불어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은, 빅클럽과의 빅매치 때마다 강한 임팩트를 남겨 더 큰 환호를 끌어내고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하며 6-1 완승을 견인했다. 토트넘의 최근 7경기 연속 무패(6승1무) 상승세를 이어준 일등공신이었다.

애초 맨유전 출전은 어려워보였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뉴캐슬과의 E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경기에서 빠졌고, 경기 후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그는 한동안 필드를 떠나 있어야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주중에 있었던 리그컵(카라바오컵)과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 모두 결장하면서 손흥민이 한동한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은 더 힘을 받았다. 그런데 라이벌 맨유와의 빅매치 때 선발로 등장하더니 깜짝 활약까지 덧붙였다. 역시 강팀에 강한 ‘공간 손흥민’이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쇄도해 들어간 뒤 움직임을 그대로 살린 채 슈팅을 날리는 것이 장기인 손흥민은 ‘공간’이 있을 때 더 많은 매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이제는 연계 플레이도 능하고 공중볼 다툼도 마다하지 않으나 아무래도 ‘달릴 때’ 진가가 발휘된다.

상대적으로 웅크리고 수비에 집중하는 팀에게는 애를 먹는 모습이 나온다. 한국대표팀 소속으로 아시아의 약체들과 만날 때, 상대 전력이 그리 강하지 않아도 고전했던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다른 각도로 바라본다면 손흥민이 강한 팀들에게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시, 그래서 손흥민 입장에서도 전방에 공간이 열릴 때에 활동이 편하다. 맨유와의 경기에서도 공간을 활용하던 손흥민은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전반 7분 프리킥 찬스에서 케인이 재빨리 경기를 속개했을 때, 손흥민이 빠른 발과 눈치로 공간을 먼저 확보했기에 수비수 사이에서 슈팅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전반 37분 두 번째 득점이 더 돋보였다. 오리에가 오른쪽 측면을 허물어뜨린 것을 본 손흥민은 크로스 타이밍 때 상대 수비수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서 방향만 돌려놓았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백미는 전반 26분에 나왔다. 속공 시 라멜라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전방 공간을 향해 롱패스를 뿌렸고 이를 손흥민이 쇄도해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비록 마지막 터치가 길어 슈팅까지는 이르지 못했으나 공간이 열렸을 때 손흥민의 위력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돌이켜보면 손흥민은 첼시,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등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유난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경기에서 나온 ‘70m 질주 후 원더골’에 앞서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퍼포먼스는 2018년 11월 첼시전에서의 50m 돌파 후 득점이었다.

전체적인 기량을 두루 종합할 때 톱클래스 반열에 오른 손흥민이지만 특히 ‘공간 앞’에서는 이제 누구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 됐다. 자신만의 특징이 있다는 것이 또 공격수 손흥민의 장점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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