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미리보기⑥] 배트 그립도 바꾼 NC 김태진 “무엇이든 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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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30일 07시 30분


NC 김태진. 스포츠동아DB
NC 김태진.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김태진(25)은 2019 시즌 막판까지도 신인왕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됐다. 그 자체만으로도 2014 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45순위)로 NC에 지명된 지 5년 만에 1군 풀타임을 경험한 것 이상의 가치를 얻은 셈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알을 깨트리고 나왔으니 이제는 그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김태진의 강점은 다재다능함이다. 지난해 좌익수(311이닝)와 중견수(187이닝)는 물론 3루수(122이닝), 2루수(92이닝), 우익수(8이닝)까지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전력에 큰 힘을 보탰다. 타선의 핵심 나성범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NC가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하나다.

타격에서도 123경기 타율 0.275(374타수103안타), 5홈런, 46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풀타임 첫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만족스러운 성적표였다. 무엇보다 배트를 유독 짧게 쥐고 콘택트에 집중하는 타격을 하면서도 5개의 아치를 그리며 펀치력도 뽐냈다.

2020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시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충분한 펀치력을 지녔지만, 배트를 짧게 쥐면서 본인이 가진 힘을 모두 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NC 이호준, 채종범 타격코치와 충분히 상의해 내린 결정이다. 김태진은 “배트를 길게 잡고 레그킥을 하기 시작했다. 아예 배트의 노브 쪽을 잡는다고 보면 된다”며 “좋은 과정을 밟고 있고, 적응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부족한 점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업그레이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2020 시즌만이 아닌, 장기적으로 주전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 시즌 포지션 범위를 내야수로 좁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NC 이동욱 감독도 김태진을 3루수 박석민과 2루수 박민우의 뒤를 받칠 후보로 점찍었다. 이 감독은 “(김태진은) 더 이상 백업이 아닌, 다방면에서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는 실력을 봤다. 타격에서도 본인만의 루틴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반색했다. 김태진은 “지금까지 주로 내야에서 뛰었다. 이제는 내야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 지난해 내·외야를 오가다 보니 내야수로서 디테일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포지션 정체성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 원래 자리로 돌아왔으니 이제는 내야수로 확실히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목표의식도 확실하다. 2019 시즌의 활약을 발판 삼아 주전급으로 올라서겠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김태진은 “감독님께서도 뛰는 야구를 추구한다고 하셨다. 주루에도 신경 써야 한다. 누상에 나가면 언제든 뛸 수 있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무엇이든 해야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제 풀타임 2년차다. 2019시즌을 통해 풀타임 시즌을 치렀을 때의 수치가 나왔으니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씩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다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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