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누구? 작년만큼 하면 토론토는 황홀할 것”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2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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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인스타그램) 2020.2.9/뉴스1
류현진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인스타그램) 2020.2.9/뉴스1
“류현진이 지난해만큼 활약한다면 토론토는 황홀할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이 게재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관련 칼럼에 포함된 문장이다.

디애슬레틱은 12일(한국시간) ‘류현진은 누구인가? 토론토의 새로운 에이스의 믿을맨이 된 방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에피소드부터 현재 소속팀 토론토의 기대치가 실린 장문의 칼럼이다.

칼럼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프런트로 변신한 A.J. 엘리스의 기억으로 시작한다. 엘리스는 류현진이 다저스 입단 초기 호흡을 맞췄던 포수다.

엘리스는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던 류현진의 스프링캠프 첫 불펜피칭을 떠올렸다. 류현진은 다른 신인들처럼 피칭에 온 힘을 쏟지 않았다.

엘리스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곧 그 이유를 알게 됐다”며 “류현진은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인상을 남기려고 한 것이 아니라, 팀이 한 시즌을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통의 신인 투수들은 첫 불펜피칭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려 노력하지만, 류현진은 묵묵히 자신의 스케줄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칼럼에는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의 회상도 담겨 있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도움을 제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은 다양한 코스와 속도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었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언제라도 홈 플레이트 양쪽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류현진의 투구를 떠올렸다.

류현진을 영입할 당시 다저스 단장이던 네드 콜레티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기억했다. ‘22세에 불과했던 류현진이 5만5000명이 운집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고 디애슬레틱은 설명했다.

콜레티 전 단장은 “매우 큰 경기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국가를 대표하면서도 침착하게 자신의 투구를 펼쳐 우리를 흥미롭게 했다”고 말했다. 이는 곧 류현진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했다.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이 다저스 입단 첫 해 스프링캠프에서 달리기 꼴찌를 했다는 에피소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력질주를 했던 클레이튼 커쇼와 대조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당시를 떠올려 A.J. 엘리스는 “류현진은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지만 우리는 그가 프로페셔널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류현진은 시속 62마일의 커브를 던지고, 그 다음 공으로 75마일짜리 커브를 던질 수 있었다. 커쇼 조차 부러워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클럽하우스에서 당시 대유행하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친화력이 좋았던 점, 등판일 사이에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특이한 컨디션 조절법 등도 언급했다. 콜레티 전 단장은 류현진을 가리켜 “친구가 되기 쉬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4승을 따낸 류현진은 2015년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디애슬레틱은 재활 기간 류현진이 커쇼의 투구를 관찰한 사실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은 최고의 투구를 지켜보며 배웠고, 자신의 투구에 접목도 했다. 자신과 스타일이 다르더라도 개의치 않았다”며 “류현진의 적응력과 신체 조절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에서 보낸 이같은 시간들을 토론토도 존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코치는 “류현진은 류현진만의 방식으로 시즌을 치러 성공해왔다”며 “그와 함께 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이 지난해처럼 던져준다면 토론토는 황홀할 것”이라며 “그러나 부상 이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토론토 입장에서는 류현진이 200이닝을 던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150이닝이면 만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토론토의 젊은 투수들이 곁에서 류현진을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류현진도 다른 선수들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나이가 어린 선수에게 배울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류현진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칼럼은 허니컷 코치의 한마디로 마무리됐다. 허니컷 코치는 “류현진은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알고 있다. 류현진은 그동안 해왔던대로 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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