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합류 불발 김학범호…더 중요해진 ‘원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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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0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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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28/뉴스1 © News1
김학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28/뉴스1 © News1

“어떤 선수가 들어오든 준비는 다 되어 있다.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무턱대고 기다리는 감독은 없다. 어떤 선수가 합류하든 활용법이 있다.”

김학범 감독이 지난 28일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전한 말이다. 오는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김학범호는 전진캠프격인 말레이시아에서 담금질을 실시하다 내년 1월5일 결전의 땅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고 있어 관심이 보다 많이 향하고 있다. 총 3장의 본선티켓(올림픽 개최국 일본 제외)이 걸려 있다. 최소 준결승까지는 올라야하고 일본이 4위 이하에 그친다면 3위안에 들어야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예선’이라고는 하지만 목표 지점에 오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아시아의 축구 수준은 많이 평준화 됐다. 월드컵 ‘2차예선’을 진행 중인 A대표팀도 레바논이나 북한과 비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으니 마냥 준결승, 결승 진출을 장담할 게 아니다. 조편성도 까다롭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우즈벡), 중국, 이란과 함께 C조에 속했다. 우즈벡은 지난 대회 챔피언이고 이란은 A대표팀에 비해 연령별 대표팀의 수준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그래도 아시아의 맹주다. 중국이 반드시 잡아야할 대상인데, 변수와 부담이 많은 1차전 상대라 안심할 수 없다. 시작부터 토너먼트처럼 힘을 쏟아야한다.

작은 방심과 안일함도 없어야하기에 김학범 감독은 ‘예선’ 임에도 유럽파 합류에 공을 들였다. 본선인 올림픽도 국제축구연맹(FIFA) 캘린더에 나와 있는 일정이 아니라 클럽들에게는 선수차출 의무가 없다. 하물며 예선인 AFC U-23챔피언십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지난 11월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와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올라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백승호(다름슈타트), 이강인(발렌시아)의 소속팀을 찾아가 협조를 구했다.

덕분에 실제 정우영은 예선 일정도 같이 소화한다. 백승호의 다름슈타트는 조건을 내걸어 무산됐다. 차출해 주되 조별리그 후 다시 되돌려 받는 것을 강하게 원했다. 감독 입장에서, 정작 중요한 토너먼트에서는 뛸 수 없는 선수를 위해 23명 중 한 자리를 내놓기는 부담이었다. 끝까지 공들였던 이는 이강인인데 결국 불발됐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30일 오전 “다음 달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 나설 U-23대표팀에 윤종규(FC서울)를 추가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이강인을 위해 비워둔 자리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결국 발렌시아의 협조를 받지 못한 결과다.

김학범 감독이 기대했던 이강인의 합류는 불발로 끝났다.  © News1
김학범 감독이 기대했던 이강인의 합류는 불발로 끝났다. © News1

사실 이강인은 이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에 비해 많이 어리다. 22~23세가 주축인데 이강인은 내년이 된다고 해도 19세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U-20월드컵에서도 ‘막내’였지만, 여기서는 그 격차가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학범 감독이 끝까지 기다렸다는 것은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 축구 관계자는 “이강인은 이제 A대표팀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강인에게 ‘나이’는 그리 중요해보이지 않는다”면서 “U-23대표팀에서 이강인이 뛴 적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A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는 선수들이라면 호흡 맞추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수비수들은 오래 손발을 맞춰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공격수들은, 특히 창의력이 필요한 위치에 있는 선수들은 ‘함께 뛴 시간’이 그리 중요한 대목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는 김학범 감독도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덧붙였다.

중요한 대회에 순간의 기지로 판세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키플레이어’가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기존 멤버들 중에도 김대원, 엄원상, 이동준, 이동경, 정승원, 전세진 등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고 특히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 최초의 인물 정우영이 존재한다는 것은 든든한 대목이다.

위로한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누수는 있다. 그래도 없는 카드만 떠올릴 수는 없는 법. 지금 김학범호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원팀’의 힘이 필요하다. 다행히 김학범 감독은 팀을 똘똘 뭉치게 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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