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인플레이션’ 효과 본 린드블럼, 다음은 김광현 차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12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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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왼쪽)-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린드블럼(왼쪽)-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메이저리그(ML) 전반에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빅 마켓 팀들이 거침없이 지갑을 열어젖히며 전반적인 시장 규모가 올라갔다. 대어급 전쟁에 참여하기 어려운 팀들에게는 국제 선수 수급이라는 대안이 있다. 조쉬 린드블럼(32·밀워키)이 그랬듯 김광현(31·SK 와이번스)에게도 호재다.

‘ESPN’ 등 미 스포츠매체는 12일(한국시간) “린드블럼이 밀워키와 3년간 912만5000달러(약 109억 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금액은 퍼포먼스 보너스(옵션)를 챙길 경우 최대 1800만 달러(약 214억 원)까지 불어난다. 전체 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옵션으로 채워진 셈이다. 지난해 애리조나와 사인해 5선발로 활약한 메릴 켈리(2년 550만 달러)보다 더 높은 계약이다. 린드블럼은 9일 서울에서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해 “켈리가 2019년 ML에서 활약해준 덕에 나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켈리에게 고맙다”고 했다.

금의환향이다. 린드블럼은 2011년부터 4년간 빅 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사실상 트리플A 유망주 자원으로 분류됐다.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으며 전환점이 찾아왔고 두산 베어스로 이적해 우승반지까지 손에 넣었다. 5시즌 통산 130경기 63승34패, 평균자책점(ERA) 3.55로 KBO리그를 평정하자 ML 각 구단들이 레이더가 바삐 돌아갔다. 정규시즌 중에도 ML 스카우트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마침내 밀워키가 KBO리그 에이스를 품게 됐다.

또 한 명의 도전자 김광현에게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김광현은 SK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남아있지만 줄다리기 끝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권리를 얻었다. 김광현을 원하는 팀은 이듬해 1월 6일까지 접촉할 수 있다. 2014시즌 후 관심을 보였던 샌디에이고가 이번에도 군침을 흘리는 가운데 몇몇 스몰마켓 팀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SK 구단 측에서는 김광현의 포스팅을 허락한 직후 “실제로 김광현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진 복수의 팀이 있다는 정보를 파악했기 때문에 포스팅을 허락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광현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복귀한 2018년부터 2년간 56경기에서 28승14패, ERA 2.70으로 활약했다. 같은 기간 린드블럼은 ERA 2.68을 기록했다. 세부지표를 살펴봐도 차이는 크지 않다. 2019년 조정평균자책점(ERA+)은 린드블럼이 164.4, 김광현이 169.8이었다.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7년 2억4500만 달러)와 게릿 콜(뉴욕 양키스·9년 3억2400만 달러)은 물론 잭 윌러, 콜 해멀스, 카일 깁슨 등 준척급 자원들도 당초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도장을 찍었다. 린드블럼은 투수가 금값인 시장의 혜택을 입었다. 다음은 김광현 차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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