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청춘’ 빈스 카터 1500경기 출장의 의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12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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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 카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빈스 카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빈스 카터(43·애틀랜타). 1990년대 후반~2000년대에 미국프로농구(NBA)를 즐겨본 팬들에게는 설레는 이름이다. 엄청난 점프력으로 꿈속에서나 떠올릴 법한 덩크슛을 현실에서 성공시키는 선수였다. ‘휴먼 하이라이트 필름’이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2000년대 코비 브라이언트(42), 앨런 아이버슨(45), 트레이시 맥그레이디(41·이상 은퇴) 등과 함께 NBA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카터도 세월의 흐름에 떠밀려 어느 덧 마흔을 훌쩍 넘긴 ‘아재’가 됐지만, 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고 팀 내에서 역할이 축소되었을 뿐, 겉모습은 전성기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철저한 몸 관리의 결과물이다. 여전히 연습 때에는 360도 회전 덩크슛을 아무렇지 않게 꽂는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덩크 콘테스트에서나 볼 법한 호쾌한 덩크를 성공시키는 모습에 동료들마저 스마트폰을 들고 영상을 남길 정도다.

2019~2020시즌은 카터에게 NBA 22번째 시즌이다. 11일(한국시간) 마이애미 히트와 원정경기에서는 NBA 역대 다섯 번째로 정규리그 1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12일 시카고 불스와의 원정경기이자 자신의 1501번째 경기에서는 13분간 뛰며 4점을 올렸다.

최근 몇 년 사이 NBA에서는 은퇴를 앞둔 노장들이 우승을 위해 전력이 좋은 팀으로 이적하는 현상이 주를 이뤘다.

카터는 1999년 프로데뷔 이래 우승 경험이 없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았다. 전력 좋은 팀에서 벤치만 달구다 우승하는 것보다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코트에서 뛰며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했다. 현 소속팀 애틀랜타 호크스는 하위권 전력이지만,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카터의 경험이 필요한 팀이다. 그는 43세의 나이에도 올 시즌 평균 15분8초를 뛰면서 5.9점을 기록 중이다. 자신의 가치를 이어가며 이뤄낸 대기록이라 의미가 더 크다.

카터는 이번 시즌이 자신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2년을 쉴 새 없이 이어온 ‘휴먼 하이라이트 필름’도 이제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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