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이탈·외인 모두 교체…대폭바뀐 SK 선발진은 어떨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9일 0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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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ML 도전…산체스·소사 대신 킹엄·핀토 영입
선발 한 자리 두고 치열한 경쟁 펼쳐질듯

커다란 변화가 생긴 SK 와이번스의 선발 마운드는 2020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올해 리그 최고로 꼽혔던 SK 선발진에서 무려 3명이 빠져나갔다.

SK의 토종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던 김광현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장을 던진다. SK는 전력 출혈을 감수하고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했다.

또 올해 함께했던 앙헬 산체스, 헨리 소사와 결별했다. 대신 닉 킹엄, 리카르도 핀토를 영입했다.

김광현, 산체스, 소사, 박종훈, 문승원으로 이어지는 SK 선발진은 올해 강력한 모습을 자랑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SK는 팀 평균자책점 3.48로 1위에 올랐고, 팀 선발 평균자책점에서도 3.39로 1위였다.

원투펀치를 이룬 김광현과 산체스가 각각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 17승 5패 평균자책점 2.62로 활약하며 선발진을 쌍끌이했다. 시즌 중반 합류한 소사는 16경기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3.82로 제 몫을 했다.

지난해 14승을 거둔 4선발 박종훈이 8승 11패 평균자책점 3.88로 주춤했으나 5선발 문승원은 11승 7패 평균자책점 3.8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해 43승을 합작한 투수가 모두 팀을 떠났다. 특히 김광현의 공백이 크다. 손차훈 SK 단장은 “1선발을 맡아줄 수 있는 국내 투수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유리하다. 이제 다른 팀과 동등한 입장이 됐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떠난 탓에 SK는 일단 산체스와의 재계약에 힘을 쏟았다. 산체스가 김광현을 대신해 에이스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산체스와 재계약은 쉽지 않았다. SK는 산체스에 장기계약을 제시했으나 좀처럼 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킹엄이 시장에 나왔고, SK는 산체스와 결별하고 킹엄과 계약하는 쪽을 택했다.

킹엄과 계약하기에 앞서 SK는 핀토를 영입했다. 핀토와 계약할 당시에는 산체스와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었기에 사실상 소사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영입이었다.

SK는 킹엄, 핀토가 모두 올해 산체스, 소사의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단장은 “킹엄과 핀토가 김광현의 공백을 메울 수는 없다. 그러나 두 외국인 투수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킹엄은 SK가 2017년부터 지켜보고 있던 선수다. 킹엄은 2017시즌 산체스와 함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트리플A 팀에서 뛰었던 투수다.

SK는 산체스보다 킹엄을 영입 우선 순위에 올렸지만, 킹엄이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는 바람에 영입을 포기했다.
킹엄은 최근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두 시즌 동안 통산 43경기에 등판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6.08을 기록했다.

손 단장은 “최근 투구 영상을 랜덤하게 뽑아서 살펴봤는데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구가 무척 좋고, 커브와 투심,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을 다 던진다. 안정적인 선수로 보여진다”며 “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팀에서 산체스보다 먼저 선발 기회를 얻고, 먼저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던 투수”라고 강조했다.

핀토에 대해 손 단장은 “빠른 공을 던지고, 몸쪽 승부를 많이 한다. 투심 패스트볼이 좋아서 그것만으로 합격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킹엄과 핀토 모두 KBO리그가 처음인 만큼 적응이 관건이다. SK는 이들이 연착륙한다면 두 자릿수 승수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공백은 메워진다고 하더라도, 선발 투수 영입만으로 김광현의 빈 자리를 온전히 메울 수는 없다.

SK는 불펜과 수비, 공격력 강화 등을 통해 김광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불펜 투수 김세현을 영입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확고한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박종훈과 문승원의 어깨도 다소 무거워졌다. 특히 올 시즌 주춤했던 박종훈이 한층 분발해준다면 김광현의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김광현이 떠나면서 선발진의 한 자리를 채우는 것도 SK에게는 숙제다. 2017년 연고지 1차 지명 우완 투수인 이원준과 올해 1차 지명 신인인 백승건,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하다 올해 6월 복귀한 사이드암 김주한 등이 후보다.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던 이원준은 1군에서도 한 차례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이원준은 호주 캔버라에서 진행 중인 유망주 캠프에서 성장세를 자랑했다.

박경완 수석코치는 “팔 각도를 수정하면서 투구 밸런스가 잡혔고, 변화구 제구력도 많이 좋아졌다”며 “우리 팀의 6선발을 맡을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백승건은 지난해 2군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면서 1군을 오갔다. 불펜으로만 등판하며 경험을 쌓은 백승건은 15경기에서 19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가능성을 보였다.

수술 전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김주한은 올해 11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했다. 유망주 캠프에서 투구 밸런스가 잡히면서 안정감을 자랑해 역시 선발 후보로 꼽힌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펼치면서 이들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투수가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

이들의 성장세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SK는 필승조로 활약하던 좌완 김태훈을 선발로 돌리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럴 경우 불펜이 헐거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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