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4월 8점대→최종 1위, KBO 사상 양현종이 최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1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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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대투수’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양현종(31·KIA 타이거즈)은 올해도 KBO리그 역사를 썼다. 시즌 막판에 극적으로 평균자책점(ERA) 1위를 확정한 것처럼 내친김에 최우수선수(MVP) 뒤집기 수상을 기대할 만하다.

양현종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6승8패, ERA 2.29를 기록했다. ERA 1위이자 다승 공동 4위에 빛나는 활약이었다. 1점대 ERA 진입까지 노렸던 경쟁자 조쉬 린드블럼(32·두산 베어스)은 9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ERA 5.11에 그치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린드블럼의 시즌 ERA는 2.50으로 간신히 2위를 수성했다.

양현종의 ERA 감소 추이는 KBO리그에 전례 없는 수준이다. 4월을 마쳤을 때 양현종의 ERA는 8.01에 달했다.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는 하나도 없었고, 5패만 떠안았다. 김기태 당시 KIA 감독을 둘러싼 혹사 논란까지 일었지만, 양현종은 자신의 건재함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5월부터 23경기에서 16승3패, ERA 1.17로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KBO리그 역대 ERA 1위 가운데 4월까지 8점대 ERA를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수사를 떠나서, ERA라는 기록의 특성상 한 달 정도 부진하고도 호성적을 내기가 어렵다. 종전 ERA 1위의 4월 성적이 가장 나빴던 사례는 2014년 릭 밴덴헐크(당시 삼성 라이온즈·7.36)였다. 밴덴헐크는 5월부터 ERA 2.86을 기록하며 시즌 최종 ERA를 3.18까지 낮췄다.

이제 MVP도 마냥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물론 20승의 린드블럼이 시즌 초부터 표심을 굳건히 다져왔지만, 여러 지표에서 양현종이 크게 밀리지도 않는다. KBO리그 통계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에서 양현종(7.38)이 린드블럼(6.88)을 앞질렀다. 조정평균자책점(ERA+)도 양현종이 183.2로 린드블럼(164.6)을 앞선다. 물론 이닝, 탈삼진 등 기록은 린드블럼이 압도적이지만 투표권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충분하다. 양현종의 대역전극은 ERA 타이틀에 이어 MVP 투표까지도 이어질까.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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