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이후 무뎌진 류현진?… 특유의 실점 억제력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8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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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타와 볼넷이 늘었다. 하지만 실점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올스타전 이후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특유의 실점 억제력을 과시하고 있다.

독보적인 기록으로 전반기를 마친 류현진은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3경기에서 피안타율과 볼넷이 다소 늘었다. 전반기 17경기서 0.221에 그쳤던 피안타율은 0.253으로, 9이닝 당 볼넷 허용은 전반기 0.83개에서 2.18개로 증가했다.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는 일이 애초에 드물었던 전반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27일 워싱턴전에서 류현진은 안타 8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총 9차례 득점권 상황에서 상대 타자를 마주했다.

하지만 이날 득점에 성공한 워싱턴 선수는 7회 동점 주자였던 빅터 로블레스가 유일했다. 1-0으로 앞서던 LA 다저스는 7회 나온 이 득점으로 워싱턴에 1-1 추격을 허용했다. 이후 저스틴 터너가 8회 3점 홈런으로 결승점을 만들며 4-2 승리했지만 7회 2사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12승을 챙기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6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후반기 출전한 3경기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1승밖에 수확하지 못했지만 선발 투수 역할은 해낸 셈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오늘 투구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날도 있다. 그래도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안타율과 볼넷 허용이 늘었지만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이유는 특유의 실점 억제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후반기 3경기서 총 23차례 득점권 상황에서 상대 타자를 만났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것은 4점에 불과하다. 후반기 3경기 평균자책점은 1.74로 전반기(1.73)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여전히 메이저리그서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지난 2경기에서 평소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이는 그가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를 보여준다. 최고의 투수다”라며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다음달 1일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시즌 12승에 다시 도전한다. 다저스는 28일 구단 홈페이지에 콜로라도와 30일부터 벌이는 원정 3연전 선발 등판 순서를 공개했다. 류현진은 3연전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4시 10분(한국시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해발 1600m로 ‘마일 하이 시티’라는 별명이 붙은 콜로라도 덴버의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멀리 뻗고 변화구 회전력이 떨어진다. 류현진은 2014년 6월 7일 6이닝 2실점으로 쿠어스필드 첫 승리를 거둔 이래 올해까지 4차례 등판에서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쿠어스필드 통산 평균자책점은 9.15까지 치솟는다. 지난달 29일에는 4이닝동안 홈런 3개 포함 안타 9개를 허용해 7실점하며 직전까지 1.27이었던 평균자책점이 1.83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거기서 승리 투수가 된 적도 있다. 안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라며 투지를 드러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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