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였던 한화 마운드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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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1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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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전반기 한화 이글스의 추락 원인은 분명하다. 투타가 동반부진에 빠졌다. 다 함께 손을 대기도 힘들 정도의 깊은 수렁에서 허우적댔다. 그 결과 35승59패, 승률 0.372로 9위에 그쳤다.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34승2무58패·승률 0.370)와 게임차는 없다. 승률에서 2리 앞섰을 뿐이다. 후반기에는 탈꼴찌 싸움이 발등에 불이다.

마운드 붕괴가 특히 아쉽다. 지난해 한화가 일으킨 페넌트레이스 3위 돌풍의 원동력이 마운드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불펜이 중추였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과 더불어 불펜도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졌다.

전반기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4.96으로 9위다. 롯데(5.08)만 그 밑에 있다. 이 부문 1위 SK 와이번스(3.47), 2위 두산 베어스(3.49)와 비교하면 한화 마운드의 현실이 잘 부각된다. 선발진의 ERA는 5.23으로 꼴찌, 불펜의 ERA는 4.61로 6위다.

지난해에는 달랐다. 시즌 종료 시 팀 ERA 4.93으로 당당히 2위였다. 불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선발진의 ERA 역시 5.46으로 5위였다. 불펜 ERA는 4.28로 압도적 1위. 4.66으로 2위였던 삼성 라이온즈 불펜과 비교하면, 또 지난해까지 타고투저가 맹위를 떨쳤음을 고려하면 경이적 수준이다.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유추해볼 수 있지만, 대개는 결과론에 입각한 접근법이다. 지난해보다 모든 수치가 나빠졌다. 피안타율(4위→9위), 피출루율(2위→9위), 피장타율(2위→8위), 경기당 볼넷 허용(8위→9위),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3위→6위)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 투수들 개개인의 성적 또한 대부분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반면 새로운 얼굴, 성장동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운드가 무너지는 흐름을 끊고자 한용덕 한화 감독은 6월 24일 투수코치진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 1군의 송진우-김해님 코치 대신 2군의 정민태-마일영 코치를 호출했다. 그러나 이 처방은 통하지 않았다. 4.71이었던 팀 ERA는 4.96으로 오히려 치솟았다. 선발진(4.97→5.23)과 불펜(4.28→4.61)으로 구분해도 마찬가지다.

투수놀음인 야구의 속성을 고려하면 반등을 위한 시발점은 마운드여야 한다. 과연 후반기 한화 마운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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