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 속 더 빛난 별… 류현진 MLB 올스타전 선발 무실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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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안타 뒤 세 타자 연속 땅볼 유도, 최고 강타자들 상대로 여유 피칭
공 12개로 1이닝 깔끔하게 마쳐… “올스타전 자주 해봤으면 좋겠다”
ESPN “구종확장-타자연구로 성공”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내셔널리그·LA 다저스)이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4명의 타자를 상대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사진 
출처 메이저리그(MLB) 홈페이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내셔널리그·LA 다저스)이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4명의 타자를 상대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사진 출처 메이저리그(MLB) 홈페이지
“올스타전, 자주 해봤으면 좋겠어요(웃음).”

메이저리그(MLB) 데뷔 7년 만의 첫 올스타전이라는 부담은 없어 보였다. 그것도 최고 투수에게만 허용된다는 선발 역할을 맡았지만 류현진(32·LA 다저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별들의 무대’에서도 정규시즌에 보여준 무결점 피칭으로 당대 최고의 타자들을 압도했다.

류현진은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선발로 나서 3만6747명의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한국인 투수 올스타전 출전 사상 첫 무실점이다. 투구 수는 12개에 스트라이크가 7개였다.

‘빅게임 피처’다운 평소 모습이었다. 1회말 첫 타자 조지 스프링어(휴스턴)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이후 세 타자를 상대로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아메리칸리그(AL) 타격 선두 D J 러메이휴(뉴욕 양키스·타율 0.336)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공으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냈다. 이후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도 공 2개 만에 2루수 앞 땅볼로 제압했다. 트라우트는 전반기 AL 홈런(28), 타점(67) 선두였지만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10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약했다. 안방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마저 2사 3루 상황에서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실점 없이 마운드를 물러났다. 실점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류현진의 강심장은 여전했다. 류현진은 “세 타자로 끝내고 싶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내려왔다”며 웃었다. 현지 중계에선 그를 스트라이크 던지는 기계에 비유했다.

아내-부모님과 레드카펫 행사 참여 올스타전 경기에 앞서 진행된 출전 선수 레드카펫 행사에서 류현진(왼쪽)이 아내 배지현 씨 등 가족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LA 다저스 홈페이지 캡처
아내-부모님과 레드카펫 행사 참여 올스타전 경기에 앞서 진행된 출전 선수 레드카펫 행사에서 류현진(왼쪽)이 아내 배지현 씨 등 가족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LA 다저스 홈페이지 캡처
올스타전 축제를 원 없이 즐기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 꿈에 그렸다던 레드카펫 행사에 파란색 슈트를 입고 아내 배지현 씨, 부모님과 함께 등장한 류현진은 현장을 찾은 팬들과 기쁨을 만끽하며 올 시즌 가장 밝은 표정을 지었다.

같은 날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ESPN은 부상 극복, 확장, 진화를 꼽았다.

고교 시절 처음 팔꿈치(토미존)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5년에는 어깨 부상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듬해에는 팔꿈치 부상, 2017년에는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부상 후 류현진은 더 강해졌다. 팔꿈치 부상 우려 속에 데뷔한 KBO리그에서 류현진은 첫해 다승, 탈삼진, 방어율 부문에서 1위를 석권하며 신인상,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MLB에서도 부상 이후 탁월한 구종 습득 능력을 바탕으로 ‘3피치’(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투수에서 ‘5피치’(커터, 투심 패스트볼 추가) 투수로 진화(확장)하며 공략하기 힘든 투수가 됐다.

류현진을 ‘꿈의 무대’ 중심에 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 ESPN은 진화를 이끈 부단한 공부라고 설명했다. 류현진도 “MLB 진출 후 첫 두 시즌 동안 타자 분석에 수동적이었지만 최근 두 시즌 동안 적극적으로 타자를 연구하며 더 나은 볼 배합을 찾았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잊지 못할 첫 경험을 뒤로 한 채 류현진은 12일 재개되는 시즌 후반기에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mlb#류현진#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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