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에게 투지 주문한 한용덕 감독, “스스로에게 화라도 내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9일 18시 04분


코멘트
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강한 어조로 투수들에게 ‘투지’를 주문했다. 마운드에서 전투적으로 상대 타자들과 붙으라는 얘기였다.

한 감독은 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며 “무언가 안 좋은 상황이 되면 스스로에게라도 화를 내야 하는데 우리 투수들은 그런 모습이 없다.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 때문에) 본인들이 제일 힘들겠지만, 마운드에서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다음에라도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선 이틀간 SK에 각각 11실점, 17실점한 투수들이 기 싸움에서부터 상대 타자들에게 밀렸다는 탄식이 뒤따랐다.

토종 선발들의 피칭이 특히 아쉬웠다. 7일 좌완 김범수는 4이닝 7안타 2볼넷 7실점, 8일 우완 김민우는 2.1이닝 11안타 3사사구 12실점(7자책점)으로 조기강판을 자초했다. 당장 2군으로 내려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마땅히 없는 터라 이러지지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한화 마운드의 냉정한 현주소다.

한 감독은 김범수와 김민우는 1군에 남기는 대신 전날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2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 1볼넷으로 2실점한 좌완 박주홍을 9일 2군으로 내렸다. 박주홍은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진한 투구가 이어지자 불펜으로 전환된 바 있다. 한 감독은 애착을 보였던 박주홍에 대해 “구위는 나쁘지 않은데, 2군에선 변화구를 다듬어 볼 카운트 싸움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나같이 순하기만 한 팀 내 젊은 투수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한 감독은 “오늘 서폴드가 잘 던져주기만을 바란다”는 말로 재차 답답한 속내를 내비친 뒤 다시 그라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천|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