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산 류지혁이 말하는 ‘팀 베어스’와 슈퍼백업, 그리고 태극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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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7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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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류지혁. 스포츠동아DB
두산 류지혁. 스포츠동아DB
“주전은 다른 팀이 아닌 두산에서 하고 싶다.”

슈퍼 백업. 두산 베어스 류지혁(25)을 상징하는 네 글자다. 1루수 오재일(33)~2루수 오재원(34)~3루수 허경민(29)~유격수 김재호(34)로 이어지는 기존 내야진의 존재감이 워낙 큰 탓에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팀이 필요할 때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내야를 지키는 만능 퍼즐이 바로 류지혁이다.

정확한 타격과 안정된 수비, 빠른 발을 모두 갖춘 내야수의 가치는 엄청나다. 류지혁도 그렇다. 2017시즌 125경기, 2018시즌 128경기에 출장하며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올 시즌에도 6일까지 팀이 소화한 37경기 가운데 29게임에 출장해 타율 0.266(64타수17안타), 11타점, 출루율 0.385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내야에 공백이 생길 때마다 2루수(106이닝)와 유격수(44.1이닝), 3루수(20이닝), 1루수(5이닝)까지 내야 전 포지션의 백업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수비를 중시하는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는 류지혁의 존재가 든든하기만 하다. 위치에 관계없이 안정된 수비력을 뽐내는 덕분이다.

그러다 보니 ‘슈퍼 백업’이라는 애칭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했다. “어디서든 충분히 주전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다 보니 그만큼 욕심이 커질 만도 한데,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류지혁은 “팀을 잘 만난 것 같다. 경기에 나가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기존 내야진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우리 팀 (내야수) 형들이 잘하는 것은 자타공인이다. 당연히 인정한다. 그 속에서 내가 형들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을 무엇이든 다 빼먹으려고 한다.(웃음) 이런 팀에 있어서 나 같은 선수가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 잘하는 형들 사이에 있으니 나는 오히려 더 좋다. 팀을 잘 만난 것 같다.”

-‘슈퍼백업’의 이미지가 강하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좋다. 형들도 백업 시절을 거쳤다. 나도 그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주전으로 올라서기 위한 과정, 한마디로 도움닫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팀 사정에 맞게 내가 발휘할 수 있는 기량을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두산 류지혁. 스포츠동아DB
두산 류지혁. 스포츠동아DB

-생존 비결이 궁금하다.

“어떻게든 1군에 붙어있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게 됐다. 감독님과 (조성환) 수비코치님께서 믿어주시고 또 기용해주시니 스스로 자신감이 더 커졌다. 어떻게든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독, 코치님들께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포지션은.

“편안하기보다 애착을 느끼는 포지션은 유격수다. 어린 시절부터 그 자리에서 뛰다 보니 애착을 느낀다. 어떤 포지션에서 뛰든 다 자신은 있다.”

-다른 팀이었다면 주전감이라는 얘기도 들어봤을 텐데.

“물론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본 적은 있다. 하지만 나는 빨리 주전으로 자리 잡는 것도 좋지만, 차곡차곡 단계를 밟고 경험을 쌓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형들 밑에서 더 많이 보고 배우면서 실력이 늘면 다른 팀에서 먼저 주전으로 뛰는 친구, 또는 후배들보다 완성된 모습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욕심은 없다. 나는 두산에서 주전으로 뛰고 싶지,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야구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 팀에서는 포지션에 관계없이 주전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다. 그리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다. 가장 큰 목표는 국가대표다. 태극마크를 달고 정말 열심히 뛰어보고 싶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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