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없는 SK 문승원, 드높이는 특급 5선발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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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30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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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문승원. 스포츠동아DB
SK 문승원.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의 ‘특급 5선발’ 문승원(30)은 쉽게 만족하는 법이 없다. 주위에선 그를 두고 “자신이 납득할 때까지 해보는 고집 센 선수”라고도 이야기 하는데, 특유의 ‘끈기’가 문승원의 오늘을 불러왔는지도 모른다.

리그 최강 5선발의 위용을 뽐내는 중이다. 뛰어난 이닝 소화력을 선보이면서도 5경기 평균자책점 2.18(리그 6위)의 성적을 내고 있다. 팀 내 최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내) 4차례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내) 2차례로 연일 ‘짠물 투구’를 펼친다. 아직 2승(1패)만을 챙겼지만, 충분한 득점 지원이 뒤따른다면 데뷔 첫 10승도 거뜬히 달성할 수 있는 페이스다.

‘실질적 1선발’이라는 세간의 평가엔 연신 손사래를 치는 그다. 도리어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무 시절부터 꾸준히 작성해온 훈련 일지에도 아쉬움을 남긴 장면들에 대한 고민이 가득 담겨 있다. 문승원은 “좋았던 내용은 잘 안 쓴다. 근래엔 타자와의 싸움에서 불리하게 가는 상황을 두고 ‘왜 그렇게 던졌을까?’라고 되묻는 질문을 많이 적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꼼꼼한 손혁 투수 코치도 문승원에게 끊임없이 자극을 준다. 특히 올 시즌 활용 빈도를 대폭 늘린 커브에 대해서다. 손 코치는 “커브를 세게 던지란 말을 가장 많이 한다. 공 자체가 워낙 좋아 세게 던지면 거의 아웃”이라며 “대신 커브를 살살 던지면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고, 덩달아 투구 밸런스까지 깨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게 던지면 각이 좋아서 스트라이크가 들어가거나, 투구 폼이 같아 타자가 스윙을 한다. 그래도 예전과 비교하면 커브가 정말 좋아졌다”고 독려했다.

“문승원이 던지면 이긴다”고 말하는 동료들의 믿음은 문승원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이자 호투의 원동력이다. 손 코치 역시 “요즘 승원이가 선발 등판할 때 야수들에게서 듣는 가장 기분 좋은 이야기는 ‘오늘 승원이가 마운드에 오르니 상대 팀에 점수 안 주겠네’라는 말”이라고 기뻐했다.

실제 문승원은 위력적인 투구로 범타를 이끌어내고, 야수들은 깔끔한 수비로 문승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혹여나 평정심을 잃을까 싶어 평소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기려는 문승원도 동료들의 호수비가 나올 때면 엄지를 치켜들고 미처 참아낼 새도 없이 환한 미소를 짓곤 한다. 그는 “최대한 무표정을 지으려고 하는데, 야수들이 수비를 잘해주면 나도 모르게 웃는다”고 했다.

문승원은 개인 10승을 달성하면 동료들에게 밥을 사겠다고 공언해뒀다. 머지않은 목표를 향해 큰 보폭으로 걸음을 옮겨 나가는 그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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