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대표 윤덕여 감독 “아이슬란드 2연전, 우리의 방향을 찾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9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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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6월 프랑스에서 개최될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 도전할 대한민국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회 본선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개최국 프랑스와 노르웨이를 겨냥해 마련된 아이슬란드와 두 차례 스파링 매치 업에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무1패를 거뒀다

6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한국은 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끝난 2차전을 1-1로 마쳤다. 비록 기대한 승리는 얻지 못했으나 1차전 후반부터 보여준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당당한 체격의 상대에 주눅 들지 않고 강하게 맞서면서 많은 갈채를 받았다. 특히 2차전 막바지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아이슬란드는 역습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A매치 시리즈를 마친 여자대표팀 윤덕여 감독은 “아쉽다”는 소감과 함께 “경기장에서 큰 응원을 보내준 팬들의 기대가 헛되지 않도록 보다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한편 아이슬란드의 욘 헉손 감독은 “한국의 월드컵 가능성은 충분하다. 프랑스가 어려울 수 있으나 경쟁력이 있다. 공격진이 우수하다. 불가능은 없다”고 칭찬했다.

-경기 소감은?

“많은 분들의 응원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궂은 날씨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이번 평가전 시리즈는 향후 본선에서 맞설 프랑스, 노르웨이 등 큰 체구의 선수들을 미리 경험해보고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큰 체격의 상대에 대한 대비책은?

“체격은 당장 보완하기 어렵지만 그런 경기에서는 작더라도 함께 되받아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 명이 상대의 힘과 높이를 막기 어렵다. 보다 조직적으로 맞서고 한 걸음 더 뛸 수 있는 체력적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5월 마무리 훈련캠프에서 꼭 보완할 점이다.”

-평가전 의미는?

“아이슬란드전은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선택이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미리 읽을 수 있었고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수비 밸런스를 어떻게 다듬을 것인지.

“1차전도 3실점을 했고, 오늘도 수비 실수가 있었다. WK리그에서 평소 만나던 상대와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미리 상대 움직임을 대비해야 했는데 부족했다. 실점 장면도 세컨드 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세컨드 볼을 내줘서 실점했고, 우리도 미리 준비했으면 추가득점이 가능했을 텐데 안타까운 장면이 있었다.”

9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여자축구 A매치 평가전 경기에서 한국 지소연이 동점골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춘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9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여자축구 A매치 평가전 경기에서 한국 지소연이 동점골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춘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민아와 지소연의 활용은 어떤가?

“지소연은 큰 선수들과의 경험이 풍부하다.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이민아는 체격이 크지 않고 힘도 부족한 전형적인 기술축구를 하는 선수다. 유럽과 맞섰을 때 분명 어려움이 있었다. 체격과 체력적인 어려움이 분명 나타날 수 있다. 이민아를 후반 교체 투입한 것도 그래서였다. 일부 부상자로 당초 구상한 부분이 흐트러진 면이 있어 아쉽다.”

-이금민을 최전방에 투입한 배경은?

“지소연과 여민지, 강채림에게 공격 2선을 맡겼는데 다른 역할도 맡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일부 변화를 줬다. 그런 측면에서 이금민을 전방에 세우게 됐다.”

-여민지는 어땠나?

“이번 소집훈련을 통해서 아주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자신이 월드컵에 가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풀어내겠다는 간절함과 의지가 엿보였다. 1차전 때 득점을 했고 2차전도 잘했다. 큰 부상을 경험했는데, 점차 회복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부상 없이 WK리그에서 잘해주면 예전 U-17 여자월드컵 우승 당시처럼 기대를 갖고 있다.”

-강채림은 월드컵까지 활용할 의도가 있나?

“A매치에 데뷔한 강채림은 상당히 좋은 역할을 해줬다. 지난해부터 줄곧 지켜봤다. 대표팀 훈련도 꾸준히 해왔다. 개인능력, 기술이 좋다. 이런 선수들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기존 선배들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지소연 활용법에 대한 구상은 끝났는지?

“지소연이 워낙 많은 역할을 하다보니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곤 한다. 특히 외국에서의 경험은 출중하지만 워낙 상대의 대처도 많기 때문에 이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맨 마킹을 당했을 때 지소연을 역이용할 수 있는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지소연에 쏠리는 플레이보다는 주변에서 좀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최종 훈련에서는 이번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비롯해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골키퍼를 바꿨는데.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오늘 출전한 강가애가 아쉬움이 있지만 이번 평가전 시리즈를 통해 좀 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오랜만의 출전이라 안타까움도 없지 않았다.”

춘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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