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전진’ 벤투 스타일, 콜롬비아전이 진짜 시험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26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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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25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가운데)이 김민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6일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25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가운데)이 김민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방향을 설정하고 철학을 만드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다. 축구도 그렇다. 팀 컬러를 정하는 작업은 쉽지만 이를 지켜가고 꾸준히 유지하는 과정은 만만하지 않다.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도 같은 고민에 놓였다. 그가 추구하는 축구철학은 분명하다. ▲ 전방위적인 압박 ▲ 선수들의 투쟁심 ▲ 전 포지션에 걸친 빌드-업이다.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직후 신임 사령탑을 선발할 때도 벤투 감독의 이러한 철학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월드컵에서 만년 약체가 아닌, ‘지배하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22일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1-0)이 벤투 감독의 이상에 가장 근접한 경기였다. 대표팀은 비록 한 골 밖에 터트리지 못했으나 3가지 비전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경기장을 가득 채운 4만여 홈 관중의 눈을 즐겁게 했다. 공을 빼앗기면 2~3명이 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었고, 다시 볼을 쟁취하면 템포를 늦추지 않고 곧장 공격을 전개시켰다.

물론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갈 길은 여전히 멀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남미 강호 콜롬비아 평가전은 볼리비아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역대전적은 3승2무1패로 우리가 앞섰으나 콜롬비아는 월드컵 단골손님답게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등 빼어난 개인기를 갖춘 스타들이 즐비하고, 조직력도 탄탄하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마저 우수하다. 더욱이 ‘페르시아 강호’ 이란을 7년 넘게 이끌어 한국을 훤히 꿰고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포르투갈)이 콜롬비아를 지휘한다.

끊임없이 전진하려는 벤투 감독의 철학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통할지 관심이 높다. 일단 벤투 감독은 꽁무니를 뺄 계획이 없다. 오히려 맞불에 가깝다. “상대가 우리에게 훨씬 많은 어려움을 안기고 문제를 만들지언정 우리의 준비과정은 (볼리비아전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금은 9월 아시아 지역예선이 시작될 2022카타르월드컵을 대비, 대표팀을 새롭게 정비하는 시기다. 서서히 입히기 시작한 틀을 상대에 따라 바꿔버리면 더욱 큰 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콜롬비아가 강하더라도 우리가 우리의 경기를 못하는 변명으로 삼을 생각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상대 지역에서 최대한 머물고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표팀은 중원부터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한다. 볼 컨트롤이 우수한 콜롬비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수적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 리듬을 끊기 위해 모두가 협력하는 움직임이 필수다.

현재로선 큰 폭의 선수 테스트는 없을 것 같다. 검증된 기존의 주축 자원들이 선발로 나서면서 이강인(18·발렌시아CF)과 백승호(22·지로나FC) 등 젊은 피들은 경기 상황에 따라 교체 출전을 노릴 공산이 크다. 벤투 감독도 “부상 등으로 일부 이탈자가 발생했지만 선발 구상에는 변화가 없다. 교체도 상황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주변이 기대한 깜짝 선발에 선을 그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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