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80분’ 토트넘, 첼시에 0-2 패…2연패 ‘빨간불’

번리전 패배에 이어 또 고배… 우승 경쟁 멀어져

계속해서 선두권과의 격차를 유지하다 시즌 막판에 역전 우승을 노린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을 토트넘 계획이 크게 꼬였다. 시즌 전체 분수령과 같던 첼시전에서 패하면서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토트넘이 2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서 0-2로 패했다.

20승8패로 여전히 승점 60점에 발이 묶인 토트넘은 선두권과는 멀어지고 외려 4위 아스널(승점 56)에 4점차로 쫓기는 불안한 상황이 됐다. 첼시는 16승5무6패 승점 53점이 되면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두 팀 모두 최근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반전을 마련해야하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직전 라운드에서 하위권 번리에 1-2로 패했다. 5경기 연속골을 노리던 손흥민도 침묵했고 토트넘 연승도 4경기에서 멈췄다. 우승 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지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포체티노 감독이 “우리의 우승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말로 화를 숨기지 않았던 경기였다.

첼시는 더 흔들렸다. 가뜩이나 사리 감독의 경질설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항명 파동’이 벌어졌다. 첼시는 지난 25일 맨체스터 시티와 리그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이 결과도 실망스러웠는데 경기 중 큰 잡음이 일었다. 승부차기 직전 골키퍼를 바꾸려던 사리 감독의 결정에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거부하는 보기 드문 일이 발생한 것.

경기 후 케파는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이를 사리 감독이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나왔고 첼시는 케파에게 주급 1주 정지라는 징계로 일단락 지으려했으나 구단 안팎에서 감독의 영향력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결국 사리 감독은 케파 대신 카바예로로 수문장을 교체한 채 토트넘전에 임했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첼시 선수는 초반부터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토트넘을 몰아세웠다. 그 과정에서 전반 5분 만에 이과인의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나오는 상황도 있었다. 초반 20분가량은 첼시가 흐름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거센 폭풍우를 막아낸 토트넘이 케인과 손흥민 투톱을 앞세워 조금씩 흐름을 되찾아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토트넘의 공세가 높아졌으나 첼시 선수들의 집중력 있는 수비에 결정적인 슈팅까진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 43분 윙크스의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린 것, 1분 뒤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에 붙였던 것 정도가 토트넘의 아쉬운 장면이었다. 첼시가 6개, 토트넘이 5개의 슈팅을 구사했으나 유효슈팅은 두 팀 모두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초반, 다시 첼시가 주도권을 쥐고 토트넘을 다그쳤다. 그러던 후반 12분, 결국 첼시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을 뚫어낸 페드로가 직접 박스 안까지 침투한 뒤 왼발 슈팅을 시도해 요리스 골키퍼의 다리를 피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날 첫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적진에서 먼저 골을 내준 토트넘이, 만약 이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면 연패에 빠지면서 사실상 우승경쟁에서 밀려나게 되는 토트넘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5분 에릭 라멜라를 빼고 전방에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하면서 무게 중심을 앞으로 더 두는 선택을 내렸다. 손흥민의 위치도 다소 밑으로 이동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활로를 모색하지 못하자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35분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끝까지 토트넘을 외면했다.

마지막 안간힘을 쓰던 토트넘 입장에서 후반 38분에 나온 자책골은 그야말로 맥이 빠지던 장면이었다. 트리피어가 골키퍼에게 내준다는 것이 어이없는 호흡 미스로 자책골이 되면서 승부의 추는 완전히 기울어졌다.

결국 경기는 2-0 첼시의 승리로 끝났고, 두 팀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