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득점 대기록 박정아, 도로공사에 V 선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2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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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박정아. 사진제공|KOVO
한국도로공사 박정아. 사진제공|KOVO
10월의 마지막 밤에 벌어진 1라운드 맞대결에서 두 팀은 2시간43분이라는 V리그 역대 최장시간 경기를 했다. 선수들은 막판에 다리가 풀려 랠리를 끝마치면 코트에 주저앉으면서도 공을 향한 집념을 잃지 않았다. 이날 현대건설의 외국인선수 베키 페리가 21득점으로 팀을 위해 마지막으로 뛰었다. 7득점의 이바나도 다음 흥국생명전 5세트에 이효희를 대신해 원포인트 블로커로 출전한 뒤 팀과 작별했지만 사실상 V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이후 한달여만인 2일 도드람 2018~2019 V리그 3라운드에서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이 다시 만났다. 도로공사는 지난달 28일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서 최근 들어 최악의 플레이를 하며 세트스코어 0-3 완패를 당했다. 그 충격이 너무도 컸기에 김종민 감독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혼냈다. “경기가 안 풀리자 선수들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자세를 나무랐다.

현대건설은 시즌 개막 이후 10연패 중이었다. 29일 인삼공사전에서 1세트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또 무너졌다. 이도희 감독은 “마지막 벽만 넘으면 될 것 같은데 아직은 선수들이 두려워 한다”고 했다. 위기 때 소리 없이 찾아오는 불안함이라는 벽은 여전히 두 팀이 가지고 있는 숙제였다.

서로에게 기선제압이 필요했던 1세트. 6-8에서 퀵오픈으로 V리그 5번째인 개인통산 3000득점을 달성한 박정아가 10-10에서 2연속 서브에이스로 균형을 깼다. 현대건설은 18-15로 추격하던 순간에 나온 마야의 공격범실 등 9개의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2세트 내내 현대건설은 사인이 맞지 않아 연결에서 엇박자가 났다. 15-17에서 이날 가장 긴 랠리가 이어졌는데 황민경과 김연견이 서로 눈이 마주치면서 미루다 실점했고 이어 서브범실마저 나오자 추격할 힘을 잃어버렸다.

3세트에 들어서자 불안한 현대건설 선수들과 여유가 생긴 도로공사 선수들의 플레이는 차이가 컸다. 세트 초반부터 앞서나간 도로공사는 결국 세트스코어 3-0(25-20 25-18 25-18)으로 이기고 6승째(5패)를 올리며 승점17을 마크, 인삼공사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214경기만에 금자탑(통산 3000득점)을 쌓은 박정아는 3개의 블로킹 포함 16득점(공격성공률 41.93%)을 기록하며 최근 부진을 씻어냈다. 현대건설은 11연패(승점 1)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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