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선동열 감독, 기자회견 “국민과 청년 마음 살피지 못해 죄송”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4일 15시 31분


코멘트
선수 선발 논란에 휩싸인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선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KBO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생긴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직후 약 한 달만의 일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 감독은 논란이 된 오지환 선발에 대해 “코칭스태프에서 멀티 요원도 생각했지만, 멀티 포지션이 되는 선수들 중 성적이 따라주는 선수가 없었다. 당시 오지환이 유격수 중 2번째(김하성 다음)로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 정서나 청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탓인 것 같다. 성적만 생각했던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국민들과 야구팬들의 양해를 구했다.

다음은 선 감독의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동열입니다.

그간 지나친 신중함이 오히려 많은 의혹을 받게 만든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의 질문에 답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어떠한 청탁도, 불법행위도 없었습니다.

국가대표 야구팀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나, 억측, 명예훼손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가대표 감독으로서의 제 명예도 존중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대표선수 선발 과정은 공정했습니다. 코칭스태프와 치열한 토론을 거쳤습니다. 통계, 출장기록, 포지션, 체력 등 여러 지표를 살폈고,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감독인 제가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깊이 성찰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시는 분들, 특히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병역특례에 대한 시대의 비판이나, 통계 이외의 부분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습니다. 이 점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있을 국가대표 선발 방식, 병역특례 제도 변경에 대해서는 정부와 야구미래협회의 결정에 충실히 따르겠습니다.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의 목소리에도 좀 더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이번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스포츠 행정인이 아닌 국가대표 감독이 국정감사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마지막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다시 한 번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야구팬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또한 감독인 저의 권한과 책임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함께한 선수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책임은 저 선동열의 몫입니다.

저와 국가대표팀, KBO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