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이 말하는’ 여름성의 비결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3일 05시 30분


‘더위야 반갑다!’ 연일 경신되는 최고기온을 따라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도 함께 오르고 있다. 뜨거운 여름만 되면 힘을 내는 삼성에게 붙은 별명은 ‘여름성’이다. 다른 팀이 모두 지칠 때 유독 혼자 힘을 내는 이들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스포츠동아DB
‘더위야 반갑다!’ 연일 경신되는 최고기온을 따라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도 함께 오르고 있다. 뜨거운 여름만 되면 힘을 내는 삼성에게 붙은 별명은 ‘여름성’이다. 다른 팀이 모두 지칠 때 유독 혼자 힘을 내는 이들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개막 전, 스포츠동아가 실시한 ‘전문가 50인 설문조사’에서 꼴찌 1순위로 꼽혔다. 정확히 50%인 25명의 전문가가 올 시즌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10위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이 예상은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삼성은 3월을 2승5패로 마친 뒤 4월에는 9승15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4월 말 사자 군단이 받아든 성적표는 ‘10위’였다.

바닥을 찍은 삼성에게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거짓말 같이 ‘특정 시점’이 되자 삼성의 순위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폭염’의 습격을 받기 시작한 여름부터다.

왕조 시절부터 유독 여름만 되면 힘을 내는 삼성은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성’의 DNA를 발휘하고 있다. 7월에만 13승2무7패의 성적을 거둬 월간 승률 1위를 차지했는데, 같은 기간 승률은 현재 리그 단독 선두인 두산(0.619) 보다도 높다. 도대체 사자군단의 여름 상승세 비결은 무엇일까. 팀을 가장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내부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홍준학 단장. 스포츠동아DB
홍준학 단장. 스포츠동아DB

● ‘입단 28년 차’ 홍준학 단장 “더위와의 전쟁? 우리만큼 치열했던 팀 있을까요?”

삼성이 연고지로 하고 있는 대구는 한반도에서도 무더위로 유명한 지역이다. 한여름 최고기온이 섭씨 35를 훌쩍 넘어 ‘대프리카’로 불린다. 더위와의 싸움을 가장 가깝게 피부로 느낀 팀이 바로 삼성이다.

구단 직원으로만 30년 가까이 근무한 홍준학 현 단장은 ‘익숙함’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우리만큼 더위와의 싸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했던 팀이 있나 싶다. 대구 더위가 유독 심했기에 우리는 여름철 체력관리에 많은 힘을 쏟아야 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구단이 실시하고 있는 ‘반바지 훈련복’도 사실 우리 삼성이 리그에 최초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적 요인도 크다고 본다. 선수들이 ‘우리는 여름에 잘 한다’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다. 그게 또 성적으로 나오다 보니 자신감을 더 가지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라사카 코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시라사카 코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트레이닝 및 체력 담당’ 시라사카 코치 “보강 운동의 중요성 아는 팀”

삼성의 트레이닝 코치로 재직 중인 시라사카 히사시 코치는 과거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7년부터 삼성에 합류했는데, 그가 체력 담당으로서 바라본 삼성은 ‘보강 운동’의 중요성을 아는 팀이었다. 시라사카 코치는 “7~8월에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은 보통 스프링 캠프에서 보강 운동을 잘 다져 놓은 팀들이다. 삼성에 처음 왔을 때 선수들이 보강 운동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어 놀랐다”고 했다.

이어 “야구선수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코어(몸통)는 모든 선수가 잘 관리해야 하는 신체부위다. 삼성의 모든 선수는 이 훈련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전 적용’ 역시 우리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웨이트를 통해 단순히 근육만 키울 줄 안다면 그건 야구선수가 아니라 보디빌더다. 키우는 근육을 ‘야구’에 잘 접목시키게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치아이 코치. 스포츠동아DB
오치아이 코치. 스포츠동아DB

● ‘투수 상승세’ 오치아이 코치 “전체적으로 컨디션 맞춰 올라와”

삼성의 약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역시 투수진이다. 선발과 불펜이 7월에 맹활약을 떨치며 팀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때 맞춰 올라온 투수들의 컨디션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보통 여름에는 모든 팀의 투수가 지친다. 다만 우리 팀은 현재 투수들의 컨디션이 봄 보다 많이 올라왔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오르고 내리는 ‘파도’는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리막을 최대한 짧게 만들려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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