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독일] ‘요기 킬러’ 이재성, 킬의 킬러가 되기를

  • 스포츠동아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홀슈타인 킬에 합류한 이재성(왼쪽)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요기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제공|홀슈타인 킬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홀슈타인 킬에 합류한 이재성(왼쪽)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요기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제공|홀슈타인 킬
“킬이 요기(요아힘 뢰브 독일축구대표팀 감독의 애칭) 킬러를 데려왔다.”

독일 축구전문지 빌트가 이재성(26·홀슈타인 킬)을 두고 표현한 말이다. 이재성은 안정된 K리그 생활을 뿌리치고, 다소 의외의 구단인 킬을 선택했다.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여러 구단들도 군침을 흘렸던 선수였기에 더욱 그렇다. 구애 전쟁 속에서 결국 이재성의 눈을 사로잡은 구단은 바로 킬이었다. 킬은 넉넉하지 않은 재정상태에서도 팀 내 역대 최고 이적료(약 20억원)를 분할납부 하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에이스에게만 주어지는 등번호 7번까지 부여하며 무한 애정을 과시했다.

홀슈타인 킬은 한국 축구팬들에겐 다소 낯선 팀이다. 1900년 창단했지만 1부리그와는 연이 없었고, 대부분의 시즌을 3부와 4부리그에서 보냈다. 2012~2013시즌 4부리그에서 우승하며 다시 프로리그 기준인 3부로 승격했고, 2016~2017시즌에는 2부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킬은 분데스리가 명문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스팀 감독들을 데려오면서 선진축구를 빠르게 습득해나갔다. 2017~2018시즌까지는 현재 FC쾰른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마르쿠스 안팡(44·전 레버쿠젠 U-17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2018~2019시즌부터는 바이에른 뮌헨 2부팀의 사령탑이던 팀 발터(42) 감독이 1부리그 승격을 목표로 킬을 이끌게 됐다.

한국 시각으로 오는 4일 오전 3시30분, 이재성은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디디게 된다. 1부리그 개막까지 4주 남짓 남았지만, 2부리그는 당장 4일부터 킬과 SV함부르크의 개막전으로 대장정을 시작한다.

‘요기 킬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이재성이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보여준 저력은 독일인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됐다. 다음 과제는 실력으로서 분데스리가에 족적을 남기는 일이다. 이재성이 ‘요기 킬러(Killer)’에서 홀스타인 킬(Kiel)을 대표하는 진정한 ‘킬러(Kieler)’로 활약해주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쾰른(독일)|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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