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5월은 LG 박용택(사진)의 방망이에 지독한 ‘꽃샘추위’를 안겼다. 현역 최장인 10년 연속 3할을 바라보고 있는 박용택은 ‘3할의 달인’이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타자지만 유독 5월 한 달 그의 타율은 0.25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월의 마지막 날 박용택은 거짓말처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잔인한 5월’에 안녕을 고했다.
마치 부진을 떨쳐내는 듯한 홈런을 때리고 맞이한 6월, 박용택은 겹경사에 활짝 웃었다. 3일 잠실 넥센전에서 박용택은 전날 홈런으로 리그 최초의 200홈런-300도루 타자가 된 지 하루 만에 프로통산 2000번째 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팀 역시 박용택의 3타점으로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았고 선발투수 윌슨은 9이닝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시즌 베스트 투구를 했다. LG는 8회 5점을 뽑으면서 빅이닝을 만든 타선과 함께 8-0 완봉승으로 6연승을 달리며 주장의 대기록을 함께 축하했다.
박용택은 이미 2016시즌 2000안타를 돌파했기에 2000경기-2000안타를 함께 넘어섰다. 이는 전준호(은퇴), 양준혁(은퇴), 장성호(은퇴), 정성훈(KIA), 이진영(KT), 박한이에 이은 7번째다. 현재 통산 2293안타를 기록 중인 박용택은 양준혁의 최다안타(2318안타) 기록 경신도 카운트다운 중이다.
“잘될 땐 더 나를 채찍질하고 안 될 때는 좀 더 너그러워지려고 노력한다. 야구를 한 10년 하니 좀 정리되는 듯했는데 아직도 정리가 잘 안 된다”던 17년 차 베테랑은 자기 스스로를 더 호되게 채찍질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몇 년 전 일이다. 야구 욕심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듣는 그에게 더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이냐 물었더니 “이 나이에 이런 말 하면 욕먹는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해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해본 게 너무 많다. 홈런왕, 타점왕 당연히 해보고 싶다. 꿈꾸는 건 분명히 있다. 타격 전 관왕, 팀 우승.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도 못해 봤다(웃음).”
17년을 트윈스의 심장으로 뛰었지만 박용택의 심장은 여전히 이팔청춘이다.
한편 3회말 김현수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교체된 넥센 선발투수 로저스는 찢어진 부위를 10바늘 꿰맸고 네 번째 손가락은 인대 손상 및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미 팀 내 연이은 부상과 악재에 울고 있는 넥센에 우환이 하나 더 늘게 됐다.
광주에서는 KIA가 연장 10회 황윤호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의 7연승을 저지했다. 12-11 승리로 KIA는 5연승을 내달린 삼성이 노리던 단독 5위 자리도 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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