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뜨거운 박용택, 2000경기-2000안타 대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역대 최다안타도 카운트다운… 넥센전 3타점 LG 6연승 이끌어

2018년의 5월은 LG 박용택(사진)의 방망이에 지독한 ‘꽃샘추위’를 안겼다. 현역 최장인 10년 연속 3할을 바라보고 있는 박용택은 ‘3할의 달인’이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타자지만 유독 5월 한 달 그의 타율은 0.25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월의 마지막 날 박용택은 거짓말처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잔인한 5월’에 안녕을 고했다.

마치 부진을 떨쳐내는 듯한 홈런을 때리고 맞이한 6월, 박용택은 겹경사에 활짝 웃었다. 3일 잠실 넥센전에서 박용택은 전날 홈런으로 리그 최초의 200홈런-300도루 타자가 된 지 하루 만에 프로통산 2000번째 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팀 역시 박용택의 3타점으로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았고 선발투수 윌슨은 9이닝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시즌 베스트 투구를 했다. LG는 8회 5점을 뽑으면서 빅이닝을 만든 타선과 함께 8-0 완봉승으로 6연승을 달리며 주장의 대기록을 함께 축하했다.

박용택은 이미 2016시즌 2000안타를 돌파했기에 2000경기-2000안타를 함께 넘어섰다. 이는 전준호(은퇴), 양준혁(은퇴), 장성호(은퇴), 정성훈(KIA), 이진영(KT), 박한이에 이은 7번째다. 현재 통산 2293안타를 기록 중인 박용택은 양준혁의 최다안타(2318안타) 기록 경신도 카운트다운 중이다.

“잘될 땐 더 나를 채찍질하고 안 될 때는 좀 더 너그러워지려고 노력한다. 야구를 한 10년 하니 좀 정리되는 듯했는데 아직도 정리가 잘 안 된다”던 17년 차 베테랑은 자기 스스로를 더 호되게 채찍질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몇 년 전 일이다. 야구 욕심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듣는 그에게 더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이냐 물었더니 “이 나이에 이런 말 하면 욕먹는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해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해본 게 너무 많다. 홈런왕, 타점왕 당연히 해보고 싶다. 꿈꾸는 건 분명히 있다. 타격 전 관왕, 팀 우승.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도 못해 봤다(웃음).”

17년을 트윈스의 심장으로 뛰었지만 박용택의 심장은 여전히 이팔청춘이다.

한편 3회말 김현수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교체된 넥센 선발투수 로저스는 찢어진 부위를 10바늘 꿰맸고 네 번째 손가락은 인대 손상 및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미 팀 내 연이은 부상과 악재에 울고 있는 넥센에 우환이 하나 더 늘게 됐다.

광주에서는 KIA가 연장 10회 황윤호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의 7연승을 저지했다. 12-11 승리로 KIA는 5연승을 내달린 삼성이 노리던 단독 5위 자리도 사수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프로야구 lg#박용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