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현대캐피탈에 1패 뒤 3연승
지난 시즌 좌절 그대로 되갚고 14시즌 준우승만 4번 한풀이
신들린 토스 한선수 첫 MVP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가장 높이 날았다. 대한항공은 30일 인천 홈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3-0으로 승리하며 3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V리그 출범 후 두 차례(2010∼2011,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이 챔프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14시즌 만에 사상 처음이다.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남자부 대한항공이 모두 올 시즌 무관의 한을 풀었다. 인천=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대한항공이 ‘4전 5기’ 끝에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은 30일 인천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3-0(25-21, 25-17, 25-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4일 1차전 패배 후 내리 3경기를 셧아웃(3-0)시키며 V리그 출범 14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상징하는 ‘별’을 땄다. 시리즈 내내 신들린 볼 배급을 펼친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사진)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까지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대한항공은 2005년 V리그 출범 후 챔프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챔프전 준우승만 네 차례. 2010∼2011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랐지만 삼성화재에 매번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에는 정규리그에서 우승했지만 현대캐피탈에 2승 1패로 앞서다가 4, 5차전을 패했다.
올 시즌 우승 여정은 마치 난기류에 휘말린 항공기처럼 험난했다. 턱걸이(3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1차전을 내줘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극적인 반전을 일으켰다. 챔프전 역시 첫 판을 내준 뒤 3연승을 달렸다.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모두 1차전을 패한 뒤 해당 시리즈를 승리로 마감한 경우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이날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환상적인 볼 배급에 좌우 가운데 공격수들이 현대캐피탈을 맹폭하며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가 대한항공에서의 고별전이 된 가스파리니는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2점으로 맹활약했다.
올해 챔프전 우승은 그간 대한항공을 좌절하게 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를 무너뜨린 결과라 의미가 깊다. 한선수는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가 정말 힘들었는데 그걸 이겨내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고 챔프전 때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 기쁨이 두 배다”라고 말했다. 67세로 역대 최고령 우승 사령탑이 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배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 것 같다”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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