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전전긍긍, 마스크 쓰고 야구해도 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27일 05시 30분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앞서 두산 파레디스가 심각한 미세먼지에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앞서 두산 파레디스가 심각한 미세먼지에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마스크를 쓴 채 야구를 해도 괜찮을까? 미세먼지가 하도 심하니, 이제껏 생각하지 않은 문제들까지 들여다봐야 할 시대가 왔다.

야구선수들의 마스크 착용에 관해 KBO의 유권해석은 “막을 수 없다”다. 복수의 KBO 관계자는 26일, “마스크에 관한 제재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따로 규정이 없으니 쓰지 못하게 할 근거도 없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심하면 마스크를 쓰라’고 권장할 수도 없다는데 KBO의 곤혹스러움이 있다. 일반시민과 달리, 야구선수들은 서비스 업종 종사자라고 할 수 있다. 팬들은 선수의 얼굴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선수들 스스로가 마스크를 거추장스럽게 여길 수도 있다. 야구는 워낙 세밀한 종목이라, 미세한 변화에도 순간 집중력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BO가 마스크에 대해 금지는 아니어도, 유보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항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보는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 중 흰색이 많은데) 흰색 마스크는 야구공과 같은 색깔이다. 수비수 혹은 타석의 타자가 혼란을 느낄 여지도 있다. 항의가 있게 되면 심판들이 안 받아주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BO의 고민은 마스크 허가, 불허라는 미시적 사안 너머의 미세먼지 자체에 관한 대응 매뉴얼을 만들기 어렵다는데 있다. 경기취소 기준을 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일상이 된 현실에서 대기가 ‘매우 나쁨’이라 할지라도 취소가 해결이 될 수 없다. 뒤로 미뤄놓는다고 공기가 극적으로 좋아질 리 없기 때문이다. KBO는 “그래도 낮보다는 밤에 미세먼저 농도가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런 ‘위안’으로 버텨야 하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KBO의 무력감은 더 극심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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