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멘토’ 유재학 감독, ‘멘티’ 이상범 감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7일 2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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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감독(왼쪽)-유재학 감독(가운데). 사진제공|KBL
이상범 감독(왼쪽)-유재학 감독(가운데). 사진제공|KBL
원주 DB 이상범(49) 감독은 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맞대결을 마친 뒤 공식인터뷰에서 상대팀 유재학 (55)감독 얘기를 먼저 꺼냈다. 이 감독은 “유 감독님이 통산 601승을 거뒀다. 축하드린다. 후배들이 그 기록을 깨긴 쉽지 않다. 지금은 대결을 펼치고 있는데 승부를 떠나 앞으로도 더 오래하셨으면 한다. 여전히 후배들이 배울 게 많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정규리그 600승을 달성한 유 감독에 대한 KBL의 시상식이 있었다. 이 감독은 유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고, 기념 촬영도 했다. 그래서인지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유 감독에게 직접 전하고 싶었던 얘기를 꺼낸 것이다.

이 감독과 유 감독의 첫 인연은 대학으로 거슬러 울라간다. 두 감독은 연세대 동문이다. 이 감독이 연세대 4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1991년 가을 유 감독은 연세대 코치로 부임했다. 3개월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후배가 아닌 사제의 연을 맺었다. 그런 뒤 각자의 길을 걸었고, 지도자가 돼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2012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구성된 남자농구대표팀에서 감독(유재학)과 코치(이상범)로 재회했다. 이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참가했던 국제대회에서의 어려움을 겪은 뒤 유 감독을 찾아가 “다음에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면 코치를 시켜 달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던 유 감독도 이 감독의 간곡한 요청에 당시 현직 프로팀 감독을 코치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유 감독과 이 감독은 멘토와 멘티가 됐다.

이 감독이 7일 “내가 야인일 때도 유 감독님이 팀 훈련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다. 쉽지 않은 결정인데 많이 배려해주신 덕에 공부가 됐다. 유 감독님은 나의 멘토다. 복귀한 이후 승부를 펼쳐야 하는 입장이지만 고마움만은 늘 잊지 않으려 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어제 경기에서 현대모비스 레이션 테리가 부상을 입었다. 어떤 상태인지 궁금한데 이유가 어찌됐든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못 드리고 있다.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현대모비스도 유 감독님도 정규리그를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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