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승’ 길목에서 정차한 한국아이스하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1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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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 스포츠동아DB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 스포츠동아DB
열망은 누구보다 강하지만, 눈앞에 놓인 절벽은 어느 때보다 높고 가파르다.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꿈의 첫 승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남녀아이스하키가 중요한 길목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 평가전 통해 예방주사 맞은 백지선호

백지선(51)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이달 초부터 진행한 국내 평가전을 모두 마치고 11일 강릉선수촌에 입성했다. 평가전 성적표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4경기 1승3패. 무엇보다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백지선호’는 이번 평창올림픽 비출전 국가인 카자흐스탄과 두 차례 맞붙은 뒤, 강호 슬로베니아와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를 연달아 상대했다. 앞선 세 경기에선 방패가 제대로 작동했다. 경기당 실점을 3점 이내로 최소화하며 희망을 키웠다. 오랜만에 실전을 치른 선수들 역시 갈수록 몸이 풀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10일 OAR전에선 1-8로 크게 지며 쓴맛을 삼켜야했다. 한 번 빼앗긴 기세를 쉽게 되찾아오지 못하고 대량실점을 헌납한 장면은 큰 숙제가 됐다. 예선에서 상대할 나라들 모두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만큼 실점 이후 전열을 최대한 빠르게 정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다만 백지선호로선 우승후보 OAR을 상대로 제대로 된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점이 희망적인 요소다.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첫 판에서 전력 차이 체감한 단일팀

새라 머레이(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남북 단일팀 역시 높은 벽을 실감했다. 1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B조 예선 스위스와 1차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8로 졌다.

개인기량과 조직력 모두 세계랭킹 6위 스위스가 한 수 위였다. 스위스는 뛰어난 신체조건을 앞세워 남북선수들을 압박했고, 동시에 타고난 개인기와 정돈된 호흡을 통해 격차를 벌려나갔다. 반면 단일팀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손발 역시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못했다.

첫 판에서 고개를 숙인 단일팀은 11일 간단한 회복훈련 대신 강도 높은 단체훈련을 진행했다. 12일 스웨덴전을 앞둔 상황에서 1승을 향한 결의가 엿보였다. 이날 훈련을 지휘한 머레이 감독은 “스위스전은 경기 자체로 선수들에게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를 잊고 내일을 준비해야한다. 이젠 정치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며 경기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강릉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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