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겪은 고창성, kt에서 부활투 던질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29일 05시 30분


kt 고창성. 사진제공|kt wiz
kt 고창성. 사진제공|kt wiz
kt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깜짝 영입에 성공했다. 28일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고창성(34)과의 계약소식을 전격 발표했다.

고창성은 2008년 두산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신인시절부터 특유의 무브먼트 넘치는 공을 던지며 일찌감치 두산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임태훈~이재우~이용찬과 함께 한때 두산의 ‘KILL’라인을 구성하면서 막강 불펜 자원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

본격적으로 마운드에 오른 2009년에는 64경기에서 5승2패16홀드 방어율 1.95로 활약하면서 당시 김경문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았다. 긴박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마운드에 올라 팬들 사이에서 ‘새로운 노예’로 불리기도 했다.

2010년에도 계속해서 곰 군단의 허리를 책임졌고, 맹활약을 인정받아 국가대표의 영광까지 안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2010 아시안게임 대표 시절 고창성. 스포츠동아DB
2010 아시안게임 대표 시절 고창성. 스포츠동아DB

그러나 2011년부터 갑작스런 하락세를 탔다. 방어율 4.44를 기록한 뒤 2012년을 8.62로 마감했다. 시즌이 끝나고 난 뒤 당시 신생구단인 NC의 특별지명을 받아 팀을 옮기는 환경변화까지 겪었다. 난생 처음 겪은 시련에 그는 이를 다시 악물었다. 그리고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2013년 28경기에 출전해 방어율 4.79를 기록한 뒤, 2014년에는 다시 방어율 1점대를 찍었다.

삼십대에 접어든 후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했지만, 시련은 아직 한 번 더 남아 있었다. 그는 2015년에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2016년에는 단 한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33살 밖에 되지 않은 나이. 야구를 포기할 순 없었다. 그는 멀리 호주까지 날아가 공을 계속 던졌다.

모두가 그의 이름을 잊어갈 때, 고국으로부터 귀중한 전화를 한통 받았다. kt 관계자의 “만나보자”는 이야기였다. 포기 없이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었던 보상이었을까. 그는 34살이란 나이에 다시 한번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kt 김진욱 감독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구단의 신년 결의식에서 “핵심 불펜 투수로는 일단 엄상백~이상화~심재민~김재윤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이외 투수들은 캠프에서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이 언급한 핵심 불펜 자원 4명 중 3명은 90년대에 태어난 어린 투수들이다. 국가대표, 가을야구, 해외리그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고창성을 경험적인 측면에서 베테랑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 것이다.

고창성은 29일부터 시작되는 kt의 스프링캠프에 동행해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돌아온 ‘K마크’ 잠수함은 마법사들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