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천국] 어떤 썰매가 제일 빠를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11일 05시 30분


루지 경기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루지 경기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에는 봅슬레이(bobsleigh), 루지(luge), 스켈레톤(skeleton) 등 세 가지 세부종목이 있다. 이들 세부종목 모두 정해진 트랙 안에서 경사로를 타고 내려온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타는 방법과 썰매의 형태 등에선 확연히 구분된다. 루지는 머리를 썰매 뒤로 한 채 누워서, 스켈레톤은 머리를 썰매 앞으로 한 채 엎드려서 탄다. 봅슬레이는 미니카 형태로 제작된 썰매 안에 2명 또는 4명이 들어앉아 미끄러져 내려온다.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하게 느낄 만한 사항은 역시 빠르기다. 과연 어떤 썰매의 속도가 최고일까. 공식적으로는 시속 154㎞의 루지가 제일 빠르다. 이어 2인승 봅슬레이(153㎞), 스켈레톤(140.8㎞)의 순이다. 스타트 구간에서 전속력으로 썰매를 밀고 타는 스켈레톤, 봅슬레이와 달리 루지는 누운 채 트랙을 지치며 내려가는데도 속도가 더 빠른 이유는 타는 자세와 썰매 형태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공기저항이 줄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썰매 제작기술이 향상되면서 봅슬레이의 속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체감속도로는 단연 스켈레톤이 1위다. 시속 400㎞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머리가 썰매 앞쪽으로 가기 때문이다. 이는 공포감과도 직결된다. 실제로 썰매 종목 모두 부상위험이 뒤따르는데, 특히 스켈레톤은 썰매 앞쪽으로 머리가 놓이는 까닭에 공포감을 먼저 시각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세중 SBS 해설위원은 “스켈레톤의 경우 롤러코스터를 탈 때보다 세 배쯤 더 큰 공포감이 엄습한다”며 “그래서 정상급 스켈레톤 선수들도 하루에 2~3차례 정도만 트랙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평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24)은 공포감을 이겨내는 데서도 단연 ‘독종’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 위원은 “윤성빈은 하루 9차례 정도 트랙훈련을 한다”고 귀띔했다. 스켈레톤을 비롯한 썰매 종목의 빠른 스피드에서 관중은 쾌감을 느끼지만, 선수들은 공포감을 견뎌내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