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 지배자 DB, 1등 방패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9일 05시 45분


이번 시즌 역전승이 유난히 많은 남자프로농구 원주 DB는 강한 뒷심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탄탄한 수비로 상대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4쿼터에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해주는 DB 김주성(왼쪽)이 현대모비스 블레이클리와 루즈볼을 다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이번 시즌 역전승이 유난히 많은 남자프로농구 원주 DB는 강한 뒷심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탄탄한 수비로 상대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4쿼터에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해주는 DB 김주성(왼쪽)이 현대모비스 블레이클리와 루즈볼을 다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역전의 명수 DB, 1위 질주 원동력

김주성·윤호영 함께 뛰는 4Q, 실점 가장 적어
이상범 감독“수비 버텨주니 역전도 가능한 것”
12연패 kt, 해결사 찾기보다 수비 정비 관건


프로농구 강팀의 조건 중 하나는 ‘뒷심’이다. 경기를 리드 당하고 있더라도 승부처인 4쿼터에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큰 자신감이 생긴다. 반대로 상대 팀에게는 부담이다.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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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쿼터에 강한 DB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1위를 달리는 원주 DB는 4쿼터에 가장 강한 팀이다. 유독 역전승이 많다.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SK를 상대로 무려 26점차를 극복하며 대역전승을 이뤄냈다. 역대 KBL의 최다 점수차 역전기록이었다.

1월 1일 전주 KCC전에서는 3쿼터 중반 16점차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는 등 상위팀을 상대로도 ‘뒤집기 쇼’를 연달아 보여줬다.

DB의 강한 뒷심은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DB는 4쿼터 득점이 높은 편이다. 22.1점으로 KCC(평균 22.5점)에 이어 2위다. 후반(3, 4쿼터) 득점은 평균 44.0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에이스 디온테 버튼(24)이 후반에 집중력을 더 높인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후반에 강한 최대 비결은 바로 수비에 있다.

DB 이상범(49) 감독은 “우리가 4쿼터 득점이 많아서 역전을 잘한다고 하지만, 수비가 버텨주지 않는다면 쫓아가다가 질 것이다. 수비가 되니까 역전이 가능한 것이다. 4쿼터에는 김주성과 윤호영이 같이 뛴다. 둘 덕분에 수비의 안정감이 높아진다. 김주성의 활동 폭이 예전만 못하고 윤호영도 순발력이 떨어진 상태지만, 기본적으로 수비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맥을 잘 잡는다”고 설명했다. DB의 4쿼터 실점은 19.0점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DB보다 4쿼터 실점이 낮은 팀은 없다.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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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전이 두려운 하위 팀, 해결사보다는 ‘수비’

4쿼터만 되면 신이 나는 DB와는 달리 하위권 팀들은 4쿼터가 두렵다.

특히 최하위 kt는 4쿼터만 되면 조급해진다. 3쿼터까지 10∼15점 앞서나가도 4쿼터만 되면 점수를 다 잃는다.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전반만 놓고 보면 kt는 4강 전력’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kt의 4쿼터 평균 득점은 18.4점(9위)이다. 후반 득점은 평균 39.1점 밖에 되지 않는다. 10개 구단 중 후반 득점이 40점을 넘지 못하는 팀은 kt가 유일하다. 9위 오리온 역시 4쿼터(평균 18.2점)에 유독 약한 팀이다.

kt의 경우, 4쿼터 확실하게 득점을 해줄 해결사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상을 당한 센터 리온 윌리엄스(33)의 대체선수로 포워드 르브라이언 내쉬(26)를 영입했지만 효과가 없다.

수비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kt는 4쿼터 실점이 평균 21.2점이나 된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kt는 12연패 중이다. 해결사를 찾기 이전에 기본인 수비부터 재정비를 해봐야 한다.

야구에서 마운드가 강한 팀이 타격의 팀을 누른다. 배구에서는 리시브와 디그를 잘하는 팀이 화려한 공격의 팀을 이긴다. 축구에서는 골이 그 경기의 승리를 가져오지만 수비를 잘하면 대회의 우승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수비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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