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혁·이호건, 붕괴 직전 한국전력 살린 루키의 패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26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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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김인혁.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김인혁.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은 11월 5일 ‘도드람 2017~2018 V리그’ 수원 우리카드전 승리(3-1) 이후 4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주전 레프트 서재덕과 센터 윤봉우의 부상, 외국인선수 펠리페의 부진 등 악재가 겹쳤고, 에이스 전광인은 리시브 비중이 커지면서 공격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떨어졌다. 26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만난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은 “한 세트라도 따내야 자신감도 생길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한국전력은 두 명의 신인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았다. 레프트 김인혁과 세터 이호건이었다. 김인혁은 12득점(1블로킹·1서브), 공격성공률 55.55%를 기록하며 전광인과 펠리페의 부담을 덜어줬다. 서재덕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던 삼각편대가 오랜만에 위용을 떨쳤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리시브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버텼다. 이날 세트스코어 3-1(25-20 19-25 25-22 25-20)의 승리를 확정한 전광인의 마지막 득점도 김인혁의 안정된 리시브에서 시작됐다.

한국전력 이호건.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이호건. 사진제공|KOVO

세터 이호건은 거침없는 토스로 공격수들을 살렸다. 공격패턴도 다양했다. 경기 초반 오픈공격이 통하지 않자 안우재(13득점)의 속공을 적극 활용했다. 리시브 부담이 큰 전광인에게는 후위공격 대신 오픈과 퀵오픈 토스를 자주 띄운 것이 효과적이었다. 이날 기록한 세트(토스) 정확도는 53.64%(82시도 44성공). 갓 입단한 세터가 한 경기를 온전히 소화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김 감독도 이들 두 명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목했다. 당장 올 시즌뿐만 아니라 한국전력의 미래를 짊어질 자원이기에 그만큼 요구사항도 많다. 새벽, 야간까지 혹독한 훈련도 마다치 않는다. 김 감독은 “23일 현대캐피탈전이 끝나고 김인혁과 이호건을 꾸짖었다. 신인답게, 더 패기 넘치게 뛰라고 주문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독을 품고 뛴 것 같다”고 밝혔다. 김인혁은 “부담이 크지만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정부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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