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핀크스 3R 취소돼 이정은과 연장
1억2000만원+2년 출전권 행운… 이정은, 대상 이어 상금왕 확정
김혜선이 29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핀크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KLPGA 제공
티 마크에는 날아가지 않도록 모래주머니를 얹었다. 그린 위 깃대는 ‘ㄱ’자로 휘어져 마치 부러질 것 같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핀크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마지막 3라운드가 열린 29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2)에는 태풍 ‘사올라’의 영향으로 초속 12m를 웃도는 강풍이 불었다.
추위를 막느라 비옷에 방한 점퍼까지 입은 이정은(21·한국체대)은 공동 선두로 출발해 2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3타차 선두까지 달아났다. 전날 이정은과 동타였던 김혜선(20)은 1, 2번홀 연속 보기로 흔들렸다.
하지만 그린 위 공이 굴러다닐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대회조직위원회는 3라운드 취소 결정과 함께 전날 공동 선두 이정은과 김혜선의 16∼18번홀 합산 스코어로 우승자를 가리는 연장전을 치르기로 했다.
최소 준우승 상금(6900만 원)을 확보한 이정은은 남은 2개 대회 결과에 상관없이 상금왕(10억8133만 원)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정은이 대상에 이어 2관왕에 등극했지만 우승 트로피는 김혜선에게 돌아갔다.
16, 17번홀에서 두 선수가 모두 파를 지킨 가운데 18번홀(파4)에서 이정은이 디벗에서 한 두 번째 샷이 짧아 그린 앞 물에 빠져 4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한 반면 김혜선은 2온 2퍼트로 파를 기록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이정은과 함께 KLPGA투어에 데뷔한 김혜선은 루키 시즌 상금 순위 78위에 그쳐 다시 시드전을 거쳐 힘겹게 투어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주까지 상금 56위(9768만 원)에 머물러 내년 시즌 투어 카드 확보가 불투명했던 김혜선은 50번째 도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거둬 2년 출전권에 1억2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 대반전을 이뤘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 수영 선수를 한 김혜선은 “날씨가 나빴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평소 바람이 불면 차분하게 플레이가 잘되는 스타일이다”며 웃었다.
이날 시즌 5승을 달성했더라면 공동 다승왕에 오를 수 있었던 이정은은 역대 최다인 시즌 19번째 톱10 진입의 진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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