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의 뼈아픈 실수, 리그 최고포수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6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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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1,3루 KIA 나지완 3루수 앞 땅볼 때 3루주자 김주찬이 협살에 걸렸으나 홈으로 달려 선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1,3루 KIA 나지완 3루수 앞 땅볼 때 3루주자 김주찬이 협살에 걸렸으나 홈으로 달려 선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 리그 최고의 포수도 실수를 할 때가 있다. 문제는 그 실수 하나가 한국시리즈(KS)라는 큰 경기의 승부처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두산 양의지(30)가 그랬다.

두산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S 2차전(4선승제)에서 0-1로 석패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1패.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은 없었다. 양의지의 판단 착오 하나에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상황은 이랬다. 0-0으로 맞선 8회말 1사 1·3루에서 나지완의 3루수 땅볼이 나왔고, 3루 주자 김주찬이 런다운에 걸렸다. 어떻게든 실점을 막아야 하는 상황. 3루수의 송구를 받은 양의지가 어떻게든 김주찬을 3루로 몰고 갔어야 했다. 그러나 1루 주자 최형우가 3루로 내달리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3루 송구를 감행했고, 유격수 김재호가 최형우를 태그아웃 처리했다. 그러나 이를 틈타 김주찬이 홈을 파고들어 득점했다. 이는 결국 결승점이 됐다.

0-0 승부, 8회 수비임을 감안하면 아웃카운트 2개에 욕심을 낼 게 아니라, 1점 실점을 막는게 우선이었다. 양의지의 명백한 판단 미스였다. 주자 두 명을 한꺼번에 잡겠다는 양의지의 과욕이 대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3루에 볼을 뿌린 뒤 홈으로 쇄도한 김주찬에게 세이프를 허용하고 서야 양의지는 뒤늦게 고개를 숙이며 후회했지만, 결정적 실수를 뒤집기엔 이미 때는 늦었다.

양의지는 9회초 2사 1루에서 타석에 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삼진으로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양의지는 리그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다. 냉철한 판단력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투수 리드를 앞세워 국가대표 안방마님 자리까지 꿰찼다. 8회 실수 하나가 더욱 뼈아팠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1차전을 잡으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두산은 다소 찜찜한 뒷맛을 남기고 홈구장인 잠실로 떠났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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