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승 전설’ 정민철의 PS 프리뷰] 장원준-양현종 “좌타자 킬러들의 맞대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5시 30분


두산 장원준-KIA 양현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두산 장원준-KIA 양현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흥미로운 승부의 연속이다. 2017 한국시리즈(KS) 1차전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KIA 헥터 노에시, 두 외국인 투수의 선발 맞대결이었다.

이어 2차전에 바통을 이어받은 주자들은 국내 최고의 토종선발투수들이다. 두산은 꾸준함의 대명사 장원준이, KIA는 20승 투수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른다.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좌타자 승부다. 두산과 KIA는 올 시즌 유독 강한 좌타자들이 많은데, 두 투수는 올 시즌 손꼽히는 좌타자 킬러들이다. 날카로운 창을 찍어 누르는 두 방패는 과연 누가 더 단단함을 보일까.

● 장원준, KIA전 초강세 이어갈까

장원준은 정규시즌에서 KIA를 상대로 4승 무패 방어율 2.84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구단이 바로 KIA다. 광주에서는 단 한경기만 뛰었는데,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좋은 기억을 남겼다. 그야말로 자신감은 충만한 상태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도 눈에 띈다. 장원준은 정규시즌 0.211의 좌타자 피안타율을 기록했는데, KIA 좌타자들을 상대로도 0.222의 짠물 투구를 했다. 로저 버나디나(0.111), 이명기(0.000)등 주전 좌타자들에게 특히 강했는데, 유일하게 약한 모습을 보인 타자는 4번타자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장원준을 상대로 무려 0.400의 타율을 기록해 천적의 면모를 뽐냈다. 승부에 주로 쓰일 구종은 역시 슬라이더가 예상된다. 좌투수는 떨어지는 체인지업만으로는 좌타자를 이겨내기 힘들다. 옆으로 빠져나가는 수준급의 슬라이더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장원준이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공이다.


● 양현종, 복병은 오재일·최주환

양현종은 정규시즌에 두산을 상대로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홈에서 일전을 치른다는 게 가장 큰 이점이다. 그는 광주에서만 14승 4패 방어율 3.45를 기록했다. 여기에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에이스의 책임감까지 맞물려 여러 긍정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07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는 예외(0.280)였다. 특히 최근 물오른 감각을 자랑하는 오재일에게는 유독 약했다. 오재일은 양현종을 상대로 0.400의 타율을 기록했는데, 이 중에는 홈런까지 있었다. 의외의 복병도 존재한다. ‘백업’ 전력에 가까운 최주환에게 0.500의 피안타율을 허용했다. 오재일과 마찬가지로 역시 홈런포까지 내줬다. 상황에 따라서는 최주환이 의외의 ‘스나이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양현종으로서는 두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키포인트다.

구종은 장원준과 마찬가지로 슬라이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현종은 워낙 구종이 다양한 투수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과 함께 슬라이더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바깥쪽 슬라이더의 제구가 어떻게 되느냐가 양현종에게도 중요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정리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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