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2사 후 피OPS’로 본 롯데 박세웅의 위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6일 05시 30분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아웃카운트 하나 남았다.’ 야구 중계를 보면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단골 멘트다. 야구는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야 이닝이 끝난다. 그러나 ‘야구는 9회말 2사 후부터’라는 야구계 속설이 있듯, 끝날 때까진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특히 수비팀, 투수 입장에선 공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 투아웃을 잘 잡아놓고 출루를 허용하면 그만큼 맥이 빠질 수밖에 없어서다. 넥센이 3일 고척 KIA전에서 3-7이던 9회말 2사 후에만 5점을 뽑아내며 8-7의 역전승을 거둔 것이 단적인 예다.

최근 야구에서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OPS는 공격 생산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반대로 투수 입장에선 피OPS가 낮으면 낮을수록 상대 타자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특히 2사 후 피OPS는 투수의 집중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상대 타자의 출루를 막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롯데 박세웅, 리그 최저 2사 후 피OPS

박세웅(22)은 4일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0명 가운데 가장 낮은 0.526(피장타율 0.224·피출루율 0.302)의 2사 후 피OPS를 기록 중이다. 순장타허용률은 0.023에 불과하다. 2사 후 대량실점으로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이들 20명 중 유일하게 2사 후 단 한 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돋보인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 17회 포함 12승 4패, 방어율 3.15를 기록하며 1군 데뷔 3년차에 팀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는데, 그 비결이 바로 2사 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이다. 롯데의 2사 후 팀 피OPS가 0.692로 가장 낮은데도 박세웅의 역할이 컸다.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2사 후 승부, 절대 허투루 해선 안 된다”

2사 후 피OPS 2위 에릭 해커(NC·0.601)와 3위 장원준(두산·0.632)도 리그 특급 투수로 활약 중인 것만 봐도 박세웅의 기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박세웅을 만나 2사 후 집중력에 대해 물었다. 그는 “항상 선두타자와 마지막 타자를 잡기 위해 신경 쓰는 것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면서도 “2사 후에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잡으면 이닝을 끝낼 수 있는데, 볼넷이나 안타를 내주면 투구수가 늘어나고 전체적으로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투아웃을 잘 잡아놓고 출루를 허용하면 그만큼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절대 허투루 승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생각을 바꿨다. 줄 점수는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까진 한 점도 주지 않고 이닝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다 보니 볼넷도 줄었다”고 올 시즌 활약의 비결을 전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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