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역전승’ 한화, 이것이 ‘진돗개 정신’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3일 22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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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수들에게 진돗개 정신을 강조했다.”

한화 구단이 이상군(55) 감독대행 체제로 올해 잔여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한 첫날인 13일. 인천 SK전에 나선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경기 전 미팅 때 이 감독대행으로부터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 정신’을 갖고 뛰어보자”는 말을 들은 선수들의 눈빛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최다 역전패(21회)를 당하며 떨어진 자신감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 감독대행도 “역전패를 당하면 분위기가 처진 탓에 재역전이 쉽지 않았다”고 ‘진돗개 정신’을 강조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발 이태양이 3회 정진기(2점)~최정~한동민(이상 1점)에게 3연속타자홈런을 허용하는 등 3이닝 동안 5안타(3홈런) 2볼넷 4삼진 4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4회초 공격에서 1점을 만회했지만, 이태양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이동걸이 4회말 추가 2실점하며 1-6까지 끌려갔다. 한번 불이 붙은 SK 타선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2-6이던 5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김태균과 이성열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5회말 곧바로 2실점한 탓에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선수들에게서 이전처럼 당황한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7회 김태균과 윌린 로사리오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에서 이성열이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이날 전까지 29경기에서 타율 0.382(102타수39안타), 7홈런, 17타점, 출루율 0.440의 맹타를 휘두르던 이성열도 팀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희생했다. 양성우의 몸에 맞는 볼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선 대타 김경언의 동점 2루타가 터졌다. 2사 만루에선 하주석의 내야안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주석은 전력질주해 1루에 안착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만끽했고, 9회 2사 1·2루에서도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 감독대행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필승계투조도 이날은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7회부터 등판한 송창식이 1.2이닝, 정우람이 1.1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고 11-8의 승리를 지켜냈다. “계투진에 변화는 주지 않겠다. 조금만 안정되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던 이 감독대행의 믿음에 완벽하게 응답한 것이다.

한화는 ‘추격은 하지만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던’ 올 시즌 팀의 이미지를 이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시즌을 치르기로 결정된 첫날 뒤집었다. 5점차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 한화 선수들의 ‘진돗개 정신’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문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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