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난민에게 먼저 손 내민 독일축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7일 05시 45분


바이에른 뮌헨이 난민들을 위해 마련한 축구 트레이닝 캠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바이에른 뮌헨이 난민들을 위해 마련한 축구 트레이닝 캠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스포츠 앞에선 모두 평등하다’란 말처럼 지구촌은 각 나라의 국력이나 정치상황에 상관없이 국제스포츠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열광하곤 한다. 그리고 지금 독일에선 그 말을 실천하고 있는 아주 좋은 사례가 있다. 바로 난민들을 위한 스포츠정책이다.

14일(한국시간) 전 독일국가대표 크리스토프 메첼더(36)는 자신의 성인무대 데뷔팀이었던 프로이센 뮌스터(3부리그)의 난민들을 위한 축구프로그램 모금에 적극 참여하기로 서명했다. 뮌스터뿐만 아니라 독일 각 지역의 축구단들이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모두 난민들을 위한 축구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축구를 통해 독일로 흘러온 난민들을 융화시키며 독일시민으로서 성장시키겠다는 의미다.

독일은 시리아내전이 국제적 이슈가 되기 전부터 난민들을 위한 스포츠정책을 실시했다. 또 분데스리가는 지난해 11월 ‘축구입문을 환영합니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기도 있다. 독일프로축구연맹(DFL) 크리스티안 자이퍼트 부회장은 “독일로 넘어온 난민들은 학교에선 독일어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축구를 통해 몸으로 독일문화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은 통합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고 말했다.

독일축구협회(DFB)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6년까지 독일에 정착한 난민들 중 시리아 출신이 약 35.9%다. 알바니아(12.2%), 코소보(7.6%) 출신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시리아내전이 격화되면서 많은 난민들이 독일로 유입됐고, 독일 내에선 난민들을 위한 여러 정책들이 빠르게 수립돼 속속 시행되고 있다. DFB는 2016년까지 2500개의 팀이 난민들을 위한 축구프로그램 개설에 동참했다고 밝혔고, 2019년까지 각 팀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함부르크 바커리 야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함부르크 바커리 야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시리아는 아니지만 잠비아에서 독일로 이주해온 난민 출신인 바커리 야타(18)는 이런 정책에 부응하듯이 함부르크에 입단했고, 지금은 2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그의 생일이었던 6월 6일 함부르크와 3년 계약에 합의하는 등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세계는 지금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결이라는 이데올로기의 시대를 지나 통합 또는 신보수주의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직면해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서, 독일은 통합이라는 단어를 택했다. 현재 난민들로 인해 전 세계가 들썩이고, 국제정세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국제정세에서 스포츠라는 부분은 극히 미약한 부분일지라도, ‘스포츠에는 인간의 모든 정신이 깃들어있다’고 할 만큼 인간과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스포츠라는 작은 물결로 세계의 크고 작은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다면, 스포츠는 세계에 이바지했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의 난민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직은 불투명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일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먼저 스포츠를 통해 난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이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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