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서브로 뚫었다, 호주오픈 첫 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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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세계 79위 꺾고 단식 2회전 진출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1·한국체대)이 생애 처음으로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2회전에 진출했다.

 세계 랭킹 105위인 정현은 17일 호주 멜버른 올림픽파크 12번 코트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랭킹 79위 렌소 올리보(25·아르헨티나)에게 3-0(6-2, 6-3, 6-2) 완승을 거뒀다. 정현이 메이저 대회 1라운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건 2015년 US오픈에서 제임스 더크워스(25·호주)를 꺾은 뒤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은 1회전을 통과하면서 상금 8만 호주달러(약 7050만 원)도 확보했다.

 지난해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게 패한 정현은 이날 첫 세트 첫 게임을 내줬지만 이후 내리 5게임을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이후 큰 위기 없이 1, 2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 때 첫 서브 게임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2-2에서 다시 4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1시간 45분 만에 2회전(64강) 진출을 확정했다.

 무엇보다 서브가 잘 먹혔다. 정현은 서브 에이스에서는 4-6으로 올리보에게 뒤졌지만 첫 서브 성공률에서 56.5%를 기록하며 47.5%에 그친 올리보를 앞섰다. 더블 폴트 역시 정현은 한 번뿐이었지만 올리보는 7개를 범했다. 정현이 자기 서브 게임을 내준 것도 3세트 때 한 번뿐이었다. 여기에 평소 약점으로 꼽히던 포핸드 위력이 살아나며 정현은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경기 후 정현은 “상대 선수가 베이스라인 뒤에서 많이 플레이하는 스타일이어서 중간중간 네트 플레이를 잘 섞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3회전 진출을 낙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정현은 19일 열리는 2회전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6·불가리아·15위)와 맞붙는다. 디미트로프는 예전에는 테니스 실력보다 ‘러시안 뷰티’ 마리야 샤라포바(30)의 남자친구로 더 유명했던 선수. 최근에는 시즌 첫 대회인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할 정도로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이번 호주오픈을 앞두고 뉴욕타임스는 디미트로프를 우승 다크호스로 꼽기도 했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이형택(41·은퇴)이 US오픈에서 두 차례(2000년, 2007년) 기록한 16강 진출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테니스 간판#정현#호주 오픈 1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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